국내 풍력산업의 기초체력을 키울 대규모 풍력실증단지가 그 위용을 드러냈다. 직접 점용면적만 9만9,199m2(약 3만평)에 달하고, 대형 풍력발전시스템 5기 이상을 동시에 실증할 수 있는 기반시설을 갖췄다. 전남테크노파크(원장 홍종희)가 지난 2011년 8월부터 3년여 넘게 추진해온 풍력시스템 평가센터 구축사업이 막바지 작업으로 한창이다.
중앙센터를 비롯한 상황실, 모니터링 룸, 기상탑, 전기실, 송전선로 등 테스트베드 운영에 필요한 모든 시설은 사실상 설치가 완료됐고, 현재 안전점검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미 테스트베드 현장에서는 유니슨이 초저풍속(S클래스) 2.3MW 풍력시스템을 실증받기위해 설치공사를 실시하고 있다. 전라남도 영광군 백수읍 하사리에 조성된 ‘영광 풍력시스템 테스트베드’는 국내에 두 번째로 구축된 풍력실증단지로 실증기간 제약을 없애 풍력시스템의 최적화를 이끌어낼 디딤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실증기간 동안 발생하는 전력판매 수익을 해당업체에 제공함으로써 기업의 경제적 부담을 줄인 점도 눈에 띈다. 풍력시스템 업체 입장에서 인증을 받기위해 어쩔 수 없이 실증과정을 거치고 있지만 설치와 철거, 유지보수에 따른 비용부담이 컸던 게 사실이다. 같은 설비용량의 풍력시스템이라도 클래스에 따라 별도의 인증을 받아야하기 때문에 양산에 앞서 지출되는 비용지출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 풍력시스템 업체들의 하소연이다.
이처럼 전남테크노파크는 열린 생각과 구조적 혁신을 통해 국내 풍력업계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현실적인 여건을 마련하는데 초점을 맞춰 이번 실증단지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풍력실증단지를 수익사업의 일환으로 여기기보다 국내 풍력업계가 진정으로 자립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이번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실증기간 제약 없어 설비 최적화 안성맞춤
기상탑·송전선로 등 기반시설 완벽
전남 영광군 백수읍 하사리 일원에 구축 중인 풍력시스템평가센터 구축사업은 전남테크노파크를 주관사로 목포대학교, 표준과학연구원, 한국전기안전연구원, DNV코리아가 함께 참여하고 있다. 국비 82억원, 지방비 24억원, 민간 29억원의 총 135억원을 투입한 대규모 사업이다.
국내 기업이 개발한 풍력시스템의 성능평가와 인증 및 실증을 지원하는 기반시설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로 2011년 8월부터 시작됐다. 오는 2월 실증단지가 완공되면 대형풍력시스템 5기 이상, 소형 풍력시스템 6기에 해당하는 총 20MW 설비용량의 풍력시스템을 동시에 성능평가, 인증 및 실증할 수 있게 된다.
테스트베드에는 현장 관리인원과 풍력시스템 업체 담당자들이 업무를 볼 수 있는 풍력시스템 평가센터가 들어서 있다. 평가센터 내에는 테스트베드 관리·운영을 위한 운영상황실과 풍력시스템 상태 점검을 위한 모니터링 룸 4개가 갖춰져 있다. 특히 모니터링 룸은 풍력시스템에 대한 성능 데이터 보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업체에서 직접 관리토록 할 예정이다.
대·소형 풍력시스템을 설치할 수 있는 장소로 각각 9개소와 6개소를 확보하고 있는데, 방해물 설치 제한영역까지 포함시키면 테스트베드의 총 면적이 660만m2(약 190만평)에 달한다.
테스트베드의 대표적인 시설은 ▲풍력시스템에 유입되는 풍황 정보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120m 기상탑 2개 ▲풍력시스템의 출력 측정과 계통연계 영향을 검토할 수 있는 20MW 용량의 전기실 ▲풍력시스템에서 생산된 전기를 계통에 연계할 수 있는 송전선로 등이다.
또 테스트베드에 설치되는 풍력시스템과 주요 시설들의 관리·운영을 위한 모니터링시스템이 구축돼 있고, 기업과의 공동연구개발실도 마련돼 있다.
전력 판매금액 업체 몫… 비용부담 최소화
영광 풍력실증단지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사용기간과 소요비용이다. 현재 제주도에서 운영되고 있는 테스트베드의 경우 연구목적으로 단지가 구축됐기 때문에 사용시간이 2년으로 제한돼 있다.
단순히 인증을 받기위한 용도로 사용한다면 2년이란 기간이 짧지 않지만, 오랜 기간 실증을 거쳐 풍력시스템의 성능을 최적화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터무니없는 시간이다. 또 수십억원의 비용을 투자해 설치한 풍력시스템을 2년 만에 다시 수십억원을 들여 해체한다는 것은 기업을 떠나 국가차원의 낭비라 할 수 있다.
전남테크노파크는 풍력시스템의 사업화를 최우선 목표로 두고 테스트베드를 구축했다. 그래서 풍력시스템의 실증기능 강화와 기술력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시간적 제약을 풀었다. 업체가 원할 경우 풍력시스템 수명기간동안 해체할 필요가 없다.
또 다른 특징은 업체의 비용부담을 줄인 점이다. 유럽의 테스트베드 운영사례처럼 실증기간동안 발생하는 전력 판매금액을 기업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기업입장에서는 예산을 절감할 수 있어 기술개발에 좀 더 집중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단 REC 수익금은 센터 운영비용과 민간투자비 상환에 활용할 계획이다.
전남테크노파크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 주변지역의 사업성을 확인하고 이미 100MW가 넘는 풍력단지 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며 “풍력시스템 평가센터를 활용해 국내 기업이 개발한 풍력시스템의 시제품 성능 평가와 시험·실증을 지원함으로써 제품 상용화를 촉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풍력시스템 인증 및 표준화 기능을 담당하는 국제전기위원회(IEC) 회의 등을 지역 내에 유치해 전남이 풍력산업의 메카로 발돋움할 수 있는 촉진제 역할을 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실증단지의 자립화를 위해 정부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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