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3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개정 고시된 ‘공공기관 에너지이용 합리화 추진에 관한 규정’에 따라 앞으로 공공기관은 업무용 승용차량을 구입하거나 임차할 때 4대 중 1대 이상은 전기차를 구입하거나 임차해야 한다. 이미 네덜란드·미국 등 선진국들은 전기차 보급 및 충전 인프라 구축에 주력하며 새로운 전기차 시대를 맞고 있다. 우리나라도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 및 시장 활성화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과제를 실시하며 전기차 시장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본지와 한전 배전처가 공동주관한 ‘2014 전기자동차 충전사업 관련 세미나’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지난해 12월 12일 진행된 이번 세미나는 전력·스마트그리드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전기차 유료 충전서비스 사업 등 8개 주제발표
EV 충전서비스 등 제주에 기반한 전기차 구축 필요
2020년 전기차 20만대 보급 목표
이번 세미나에서는 총 8개 주제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오전에는 ▲전기차 유료 충전서비스 사업(손병헌 한전 SG&신사업처 차장) ▲제주도 Global EV Platform(문승일 서울대학교 교수) ▲전기차 산업생태 조성과 전기차 확산방안(박준석 비긴스 대표)의 주제가 발표됐다.
오후에는 ▲전기차 인프라 구축과 전력기술(한승호 한전 전력연구원 배전연구소 책임연구원) ▲EV 충전에너지 사용의 NEW 패러다임 및 충전서비스사업 추진현황(정태영 중앙제어 이사) ▲전기자동차 충전인프라(김철호 P&E솔루션 이사) ▲전기차 충전관련 사업의 제반조성(김진우 SK네트웍스) ▲전기차 충전인프라 국제 표준 현황 및 이슈(이현기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 팀장)에 대해 발표가 이어졌다.
손병헌 한전 S G &신사업처 차장은 “정부에서 창조경제부문 활성화 를 위한 에너지신산업·신시장 비즈 모델 창출 TF가 추진된 이후 8개 모델(전기차·신재생·CCS·SG·ESS·EMS·지능형DR·ESCO)에서 전기차가 1개 TF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후 최종적으로 6개 모델이 확정된 가운데 그 중 한 분야로 전기차가 선정됐다. 손병헌 차장은 전기차 확산을 막는 장애요인을 높은 전기차 가격(일반차량 2배)·짧은 주행거리(100km 내외)·충전 인프라 부족으로 꼽았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환경부에서는 전기차 확산을 위한 보조금을 지급하고 급속충전기 공공인프라 구축, 화물전기차 등을 지원해 2020년까지 전기차 20만대 보급을 목표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공공기관 전기차를 의무화하고 배터리 리스·전기버스 지원, 저가형 전기차 상용화를 통해 2016년까지 충전기 15만기를 구축하는 등 전기차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입장이다.
손병헌 차장은 전기차 충전서비스 SPC 추진계획에 대해 “2015년 1월~2017년 12월까지 해당사업을 진행하면서 총 5,580기의 충전인프라를 구축하려 한다”며 “1차년도에서는 제주에 집중적으로 구축하고 이후 각 지자체와 협의해서 전국단위로 인프라를 확충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2차년도에는 승용차·영업용 EV·렌트카·전기버스 등 다양한 충전수요를 충족하는 데 주력할 계획인 가운데 3차년도의 경우 사용자 인증과 요금제·서비스 다양화 등 서비스 표준화에 집중하게 된다.
한편 전기차 충전서비스 모델은 홈충전(단독, 공동주택)·완속충전(주차장, 쇼핑몰)·급속충전(휴게소, 주유소)으로 나눠져 있다.
홈충전은 5~6시간의 기본충전으로 진행되며 월 7만원의 회원제로 운영된다. 완속충전은 1~2시간의 보충충전으로 이뤄지는데 종량제와 정액제를 혼용한다. 급속충전의 경우 장거리·긴급충전시 10~30분에 걸쳐 충전되며, kWh 당 600원의 종량제로 운영된다.
손병헌 차장은 “사업초기 리스크를 최소화해 투자하고 유료충전서비스 기반을 구축한 뒤 전국으로 확대 추진할 것”이라며 “앞으로 전기차량이 보급되고 충전인프라가 확충돼 민간에서 전기차를 타고 다니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기차 활성화 “한 지역 선택해서 집중해야"
문승일 서울대학교 교수는 전기자동차 보급활성화와 안정적 정착을 위해 ‘선택과 집중’을 강조했다.
문 승일 교수는 “전기차는 사용하는 사람이 불편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레벨까지 가면 팔릴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안 팔릴 것”이라며 “한 지역을 선택해서 전기차가 자연스럽게 팔릴 수 있도록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아직 우리나라에 의미 있는 전기차는 아직 단 1대도 제작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전기차를 제작할 고유의 플랫폼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완성된 차가 나오면 엔진 등을 드러내고 전기차로 개조하기 때문에 기계차를 모방하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문승일 교수는 “전기차 인프라를 제주도에 완벽하게 깔고 2년 내에 5만대 정도의 전기차 시장이 만들어진다면 전기차 가격은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제주도는 2013년 한 해 동안 1,00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곳이자 동서 100km·남북 70km인 섬으로, 많은 사람들이 제주도를 방문해 전기차를 경험할 수 있다는 지리적 특징이 있다. 또 적절한 규모이면서 공간적으로 고립돼 있고 동시에 안정적 전력공급이 가능한 점도 장점이다.
문승일 교수는 “초반의 전기차 정책은 많은 사람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보급·확대해야 한다”며 “제주도에 급속충전소를 설치하고 관용차·택시·버스부터 전기차를 보급해 다양한 전기차를 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EV 데이터 센터 구축을 통한 완벽한 자료수집체계도 잊지 않았다.
문승일 교수는 “현재 제주도에는 5개의 스마트그리드 홍보관이 있다”며 이 중에서 2개의 홍보관을 활용해 하나는 EV 데이터 센터로, 하나는 EV 체험관으로 운용할 것을제안했다.
충전인프라 구축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 객관적 자료수집으로 다양한 데이터를 잘 수집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인프라 구축 위해 신재생에너지·ESS 계통 연계 필요
정태영 중앙제어 이사는 전기차 대중화 시대가 ‘미래가 아닌 현재’라고 짚었다. 국내에서는 현대차(소나타 PHEV, 아반떼 EV)·기아차(K3 EV)를 비롯해 BMW(i8, ×5 e드라이브)·폭스바겐(골프 GTE)·아우디(A3 e트론) 등의 차량이 대량 공급예정에 있기 때문이다.
정태영 이사는 “전기차 시장점유율 세계 2위인 네덜란드의 경우 2014년 8월 기준 전기차가 3만9,838대(PHEV, EV) 등록돼 있다”며 “올해도 1만5,000대를 보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네덜란드의 전기차 선도도시 암스테르담에는 2014년 기준으로 전기차 2,000대·충전소 900곳이 구축돼 있으며, 전기차 이용자 약 3,000명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태영 이사는 “2012년까지만 해도 전기차 보급 수준이 우리나라와 비슷했지만 네덜란드가 2011~2015 전기차 활성화 계획을 시행하면서 전기차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또 전기차 충전소를 늘리는 한편 전기차 주차공간 마련 등 인프라 확충에 노력한 결과가 네덜란드 전기차 보급의 성공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전기차 선도도시 암스테르담이 이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누구를 위해 ▲어디에 ▲어떤 종류의 ▲어떤 비즈니스 ▲언제라는 5가지 원칙을 갖고 공공 충전소 구축전략을 수립했기 때문이다.
정태영 이사는 “그 결과 최근 6개월 간 공공 충전소 이용건수가 1,000건에서 2,000건으로 향상하는 등 이용률이 2배 향상됐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세계 전기차 시장을 보더라도 선진 각국이 내놓은 2020년 온실가스 배출기준은 현 내연기관 자동차로는 달성 불가능하기 때문에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친환경 자동차 시장의 급격한 성장이 예상된다”며 전기자동차의 시장 확대를 전망했다.
정태영 이사는 이런 전기차 시장의 급격한 성장에 대비해 전기자동차 충전에 필요한 대체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즉 “전기차 관련 산업을 육성 및 확대·보급하기 위해서는 충전인프라 구축이 중요한 과제”라며 “이를 위해 신재생에너지와 ESS 계통 연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전기차 시대에 앞서 공동주택에 전기차 충전소 의무설치를 위한 ‘주택 관련 법령’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정태영 이사는 “전기차 보급 확대·민간 충전 서비스 관련·신 사업 창출은 전기차 보급 확대가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전기차 민간 보급 확대 기반이 되는 공동주택 충전인프라 구축이 우선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너지산업계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기안전공사, 자체감사기구 전북지역협의체 역량결집대회 개최 (0) | 2015.01.30 |
---|---|
신산업 창출·혁신생태계 구축 위한 ‘제3차 에너지기술개발’ 전략 확정 (0) | 2015.01.23 |
에너지 기술혁신의 목표, "지속가능한 에너지 시스템 구축" (0) | 2015.01.21 |
한국지역난방공사, 산학협업으로 지역발전·지속성장 한꺼번에 잡는다 (0) | 2015.01.19 |
산업부, 전기차 상용화시대 기반 구축 앞장 (0) | 2015.0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