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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산업계 소식

확 바뀐 전력거래소, 업무 효율·외부 소통 강화

전력거래소가 내부 경쟁체제 구축과 외부 소통채널 강화에 역점을 둔 조직변화를 앞세워 강도 높은 경영혁신에 나섰다. 전력거래소(이사장 유상희)는 최근 기존 31개 팀에서 25개 팀으로 6개 팀을 축소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업무 효율화에 박차를 가했다. 또 내외적인 소통 창구 역할을 담당할 종합조정실을 신설하는 한편 처(실)장급 이상 경영간부에게 리더십 강화를 통한 조직 내 소통을 주문했다. 이번 조직개편의 이면에는 내부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유상희 전력거래소 이사장의 의지가 내포돼 있어 직원들 또한 바짝 긴장한 상태다. 유 이사장은 그동안 전력시장이 세간의 주목을 받을 때마다 전력거래소가 거론된 것이 외부 이해관계자와의 소통 부족과 부서 업무 간 협업체계가 미흡했기 때문으로 판단하고 있다. 전력거래소의 이 같은 변화는 이미 예견된 수순이다. 그동안 전력거래소 이사장직을 맡았던 인물들은 모두 정부 관료나 한전 출신이었다. 그만큼 변화와 혁신보다는 안정 속에서 성장하는 전략을 꾀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제7대 전력거래소 이사장에 취임한 유상희 이사장은 교수직을 역임한 전문성을 갖춘 민간 출신 인물이다.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탑다운 방식이 아닌 현장의 목소리를 경영에 반영하는 바텀업 방식으로 경영혁신을 이끌고 있다. 취임 3개월째를 넘어선 유상희 전력거래소 이사장은 최근 완성된 조직개편을 기반으로 전력시장이 보다 선진화될 수 있도록 맡은 바 책임을 다한다는 각오다.

업무 흡수로 조직 슬림화…6개 팀 축소
부서 협업체계 구축…시장·계통·EMS 콜라보 추진

전력경제연구실 신설… 전문 역량 강화

전력거래소에서 밝힌 이번 조직개편의 핵심은 업무 효율화다. 원론적이고 정형화된 표현이지만 면면을 살펴보면 경영혁신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우선 내부 경쟁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조직의 20%에 달하는 6개 팀을 폐지·흡수시켜 덩치를 줄였다. 계통계획팀·스마트그리드기획팀·제도지원팀·수요예측실 등 역할이 중복되는 조직을 과감히 통합·흡수해 세분화된 분업화의 단점을 제거했다.

또 공공기관 최초로 부서장 및 팀장 보직 시에 해당 책임자의 리더십을 전 직원이 평가하는 ‘보직경쟁다면평가’를 시행, 리더십에 대한 인식 전환과 조직의 새로운 변화를 모색했다. 승진 인사 시 연공서열을 깨고 중간관리자를 대거 처(실)장으로 발탁한 ‘능력중심 인사’도 눈에 뛴다.

박사급 중심의 전력경제연구실을 이사장 직속으로 둬 변화하는 전력산업 환경에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전문 역량을 강화했다. 또 경영 현안에 대한 대내외 소통을 강화해 이해관계자간 정책공감대를 확보하기 위한 종합조정실도 신설했다.

기존 대외협력팀의 역할을 확대한 것으로 사내외 총괄 소통의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전력거래소는 지금까지 시장과 계통, EMS로 나눠 추진하던 업무를 유기적으로 결합해 협업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수평적으로 진행됐던 부서 간 업무를 공동작업 형태로 추진함으로써 협업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려는 취지다. 이를 위해 다양한 형태의 콜라보레이션 세미나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유연근무제를 통한 스마트 업무환경 구축 ▲동호회 활성화 ▲가족사랑 프로그램 개발 등 기업문화 혁신에도 긍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유상희式 오케스트라 리더십 첫발

유상희 이사장이 이번 경역혁신에서 보여준 모습은 ‘오케스트라 리더십’이다.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칼질을 하기 보다는 직원 개개인이 조직과 어우러질 수 있도록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된 것이다.

유 이사장은 “변화나 혁신은 조직 구성원 개인의 의식 변화가 뒷받침돼야 가능한 일이지 조직의 수장이 제도나 외양만 바꾼다고 이뤄지지는 않는다”며 “조직의 리더는 오케스트라 지휘자처럼 개개인의 전문성과 역할 차이를 정확히 이해하고 인정해 줘야하는 동시에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말하는 일관성이란 연주자들이 지휘자의 일관된 몸짓만으로 의도를 간파할 수 있는 것처럼 예측 가능한 시그널을 의미한다.

조직개편을 마친 유 이사장은 향후 전력거래소의 역할과 관련해 조직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중점을 둘 뜻을 피력했다.

“개방적이고 능동적인 소통을 통해 미래 전력시장의 등대 역할을 할 수 있어야한다. 또 올해 2단계 공공기관 정상화 방안을 실천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혁신을 추진해 국민과 외부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신뢰 받는 조직으로 거듭날 것이다”

한편 전력거래소는 지난해 11월말 경영혁신 T/F를 발족한 이후 12월 한 달간 공청회·설문조사 등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의견을 모아 경영혁신(안)을 도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