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산업 봉이 김선달 ‘신에너지 시장거래’

대동강 물을 판 조선후기 풍자적 인물 봉이 김선달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기발한 생각으로 물장수들에게 거액의 물세를 받아낸 일화는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데, 최근 신에너지 시장거래가 쉬워지게 됨으로써 전력산업을 중심으로 ‘현대판 봉이 김선달’이 출현하게 됐다는 분위기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윤상직)는 에너지 신산업 활성화를 위한 거래시장 주요 과제를 발표해 소비자와 산업계에서 에너지신산업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앞으로는 전기차 배터리에 충전된 전력, ESS에 저장된 전력, 소비절약을 통해 아낀전기 등의 시장거래가 쉬워지고 제철소 등에서 나오는 부생가스로 생산된 전력도 장외시장을 통해 안정적으로 거래할 수 있게 됐다. 신에너지 시장거래가 전력산업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셈이다.

전기차 충전전력·ESS전력·아낀전기 거래 쉬워져
소비자·산업계, 에너지 신산업 활성화 기대 증가

전기차 배터리 충전 전기 판매

산업부는 전기차를 전기충전 하는데서 더 나아가 전기차에 내장된 배터리에 충전한 전력을 판매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었다. 이를 위해 V2G 시범사업을 올해 본격 추진될 예정이다. 야간에 전기차 사용자가 값싼 전기요금으로 충전한 전력을 주간 피크시간대에 비싼 가격으로 되파는 것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또 10kW이하 전기차 배터리는 한전으로부터 받은 전력량에서 자신이 한전으로 역송전한 전력량을 상계해 순 사용분에 대해서만 전력요금을 내는 것도 허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산업부는 ‘소규모 신재생에너지발전전력 등의 거래에 관한 지침’을 개정해 전기차 배터리 충전전력을 거래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했다.

하지만 전기차 배터리의 전력을 송전망에 송전하기 위해서는 전기차 탑재형 충전기, 양방향 완속충전시스템, V2G 표준 등 관련 기술이 추가적으로 개발돼야 한다. 산업부는 1월 29일 광주과기원에 V2G용 테스트베드를 설치한데 이어, 3월중 서울대에도 구축·운영하는 한편, 관련 전력거래 제도, 요금제 등을 검토해 V2G용 전기차가 확산될 수 있도록 제도개선도 추진할 예정이다.

ESS 통한 전력거래 기회 확대

ESS를 통해 충전된 전력을 시장에 팔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된다.

산업부는 2014년 12월 ESS·전기차 저장전력 거래허용 전력공급이 가능한 ESS의 특성을 고려해 ‘발전원’으로 인정하고, 저장된 전력을 한전과 계약을 통해 직접 판매하거나 전기요금에서 상계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했다.

2015년 1월 1일 시행된 ESS 맞춤형 요금제에 의거 2017년까지 3년간 여름의 경우에는 저녁 11시부터 아침 9시까지인 경부하 시간대에 ESS에 충전하면 10% 할인된 요금으로 충전할 수 있다.

산업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전기설비 기술기준’ 및 ‘소규모 신재생에너지발전전력 등의 거래에 관한 지침’과 요금제도를 개정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때문에 향후 전기차·ESS·신재생발전기에서 충전 또는 생산된 전력을 한전에 되파는 것이 용이해졌다.

산업부는 향후 ESS 투자비용 추이와 비용회수기간, 보급 상황 등에 따른 ESS 요금제 도입 효과의 지속적인 모니터링 시행 후, 필요시 충전요금 할인특례 폭·기간 조정 등 추가제도를 보완해 나갈 방침이다. 또 대용량 ESS 전력시장 거래를 위한 기술성 확보 및 제도개선을 이뤄나가며, 전력거래소가 운영하는 전력시장에서 ESS를 활용한 FR(주파수조정서비스) 및 전력거래 참여의 실증 및 관련 세부규정을 마련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아낀전기가 경쟁력 ‘수요자원 거래시장’

전기소비자들이 아낀전기를 전력수요관리사업자를 통해 시장에 내다파는 수요자원 거래시장은 입찰의 문턱을 낮춰 사업자의 부담을 경감하고 시장 활성화를 견인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수요자원이 발전자원과 가격경쟁을 통해 거래가격(SMP)에 영향을 주거나(경제성DR), 피크수요를 감축(신뢰성DR)하는 거래시장 개설이 2014년 11월에 열렸고, 작년 11개 수요관리서비스사업자를 통해 152만kW(LNG 3기)를 확보한데 이어, 2015년 5월에는 효성과 GS파워 등 6개사가 추가로 진입할 예정이다.

3월 말부터 수요자원 거래시장의 입찰가격 하한선을 하향조정해 수요관리자원이 낙찰받을 수 있는 시간을 늘렸다. 또 입찰해야 하는 최소 수요자원 개수에 대한 규제도 완화함으로써 수요관리사업자의 부담도 경감된다.

부생가스 이용한 발전전기 장외시장서 판매

산업부는 3월 12일 한전 등 전력시장에서의 전력구매자와 포스코에너지, 현대그린파워가 각각 체결한 ‘부생가스 발전 정부승인 차액계약’ 두건을 인가했다. 이는 제철소 등 공정에서 나오는 부생가스를 활용해 발전하는 부생가스 발전에 대해 전력거래소가 개설하는 시장에서 최초로 전력구매자와 발전사가 체결한 장기공급계약을 통한 거래를 허용한 것이다. 이는 기존 현물거래를 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방식이다.

차액계약은 전력시장에서의 사전 약정된 가격으로 전력을 거래해 시장변동성에 따른 재무위험을 완화하고 발전사의 비용절감과 효율향상 목표달성에 따른 성과보상이 가능하게 된다.

정부는 시장가격을 안정화하고 발전효율을 높일 수 있는 차액계약을 수력발전과 석탄발전에도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