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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산업계 소식

석탄건조설비로 연료비 걱정 ‘뚝’

저급 고수분탄을 고품위 석탄으로 개질하는 설비가 국내 최초로 상용화됐다. 고품위탄 대비 가격이 25% 수준에 불과한 저급 고수분탄을 발전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돼 발전사들의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테크놀로지는 한국남동발전에서 수주한 ‘재열증기방식 석탄건조 실증설비’의 설치 및 시운전을 성공리에 마치고 본격적인 가동을 앞두고 있다고 최근 밝혔다.

영흥화력 제1 저탄장에 설치된 재열증기방식 석탄건조설비는 수분이 많이 포함된 저품질 석탄에 순간적인 고열의 증기를 쏴 수분을 증발시켜 고품질 석탄으로 업그레이드시키는 설비다. 하루 2,400톤 규모의 저급 석탄 처리가 가능하다.

현재 발전공기업에서만 40호기 이상의 석탄화력발전기를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민간발전사들의 석탄화력발전 사업 진출도 확대되고 있어 향후 시장 수요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영흥화력에 실증설비 설치… 시운전 마쳐
연간 80만톤 규모 저급탄 고품위로 변신 

저급탄 활용 필요성 확대
석탄건조는 유연탄을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국내 여건상 발전사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기술 가운데 하나다. 현재 독일,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만 상용설비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운영 중인 석탄화력발전소 대부분은 역청탄을 사용하도록 설계돼 있다. 수분이 많이 포함돼 있는 석탄을 연료로 사용할 경우 열량이 낮아 동일한 출력을 내기 위해서는 더 많은 양의 석탄을 투입해야 한다. 결국 보조기기 용량이 부족해 사용할 수 없다.

애초부터 고수분탄을 사용할 수 있도록 보일러를 설계할 경우 건설비가 높아져 발전사 입장에서 큰 메리트를 느끼지 못한다.

이처럼 발전사들이 석탄건조설비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저급 석탄이 동일 열량 대비 가격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연료수급 유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발전원가에서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달하는 상황을 감안했을 때 저급 석탄 혼소의 필요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고품위 석탄은 고유수분 15% 이하로 5,500kcal/kg 이상의 고위발열량을 가진다. 반면 저품위 석탄은 고유수분 20%에 표면수분 10%를 포함해 총 30% 이상의 수분을 함유하고 있어 발열량 또한 4,500kcal/kg 이하로 낮고, 자연발화 가능성이 커 발전연료로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특히 효율이 낮다보니 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데 많은 양의 석탄을 사용하게 돼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늘어나게 된다.

전 세계 석탄 매장량의 절반 가까이가 저품위 석탄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는 가운데 석탄 건조기술을 활용한 석탄 고품위화의 필요성은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건조기 내 산소량 적어 화재위험↓
석탄 건조기술은 지금까지 유동층(Fluidized Bed Dryer), 마이크로파(Microwave Dryer), 회전접촉식(Steam Tube Dryer) 등 국내외에서 10여 종의 기술이 개발돼 일부 적용 중에 있다. 하지만 기존 건조방식은 화재 위험성과 비용부담이 크다는 문제점을 지적받아 왔다.

영흥화력에 설치된 석탄건조설비는 경제성과 안정성 모두를 만족한다는 게 한국테크놀로지 측의 설명이다.

‘재열증기방식 석탄건조설비’의 특징은 ▲건조 중 화재 위험성 낮음 ▲유지정비 용이 ▲고효율성 ▲용량증대 수월 등이다. 특히 건조기 내부에 공기가 거의 존재하지 않아 화재가 발생할 수 없는 환경을 갖췄다. 설치면적이 약 3,300㎡(1,000평) 밖에 소요되지 않는 점도 장점 중 하나다.

한국테크놀로지 관계자는 “재열증기방식의 석탄건조설비는 3% 수준의 산소만 존재하는 과열증기를 석탄에 직접 분사하기 때문에 화재위험이 현저하게 낮다”며 “에너지순환방식으로 열전달 효율이 뛰어나 다른 석탄건조 기술과 비교해 15~20% 가량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30% 이상의 수분을 함유하고 있는 저품위 석탄의 표면 수분을 100% 제거하는 동시에 내부 수분의 2~3%까지 제거함으로써 15% 이하의 수분을 가지는 고품위 석탄으로 업그레이드시키는 것이 우리 기술의 핵심”이라며 “국내 발전사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 등 해외 광산주를 상대로 석탄 업그레이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