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발전의 수익구조에 빨간불이 켜졌다. 높은 전력예비율로 가동 기회를 잡지 못하고 개점휴업에 들어간 발전설비가 수두룩하다. 용량요금을 받고 있지만 이마저도 고정비를 충당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수준이다.
발전공기업은 그나마 석탄화력발전과 정산조정계수 덕분에 수익악화 충격이 덜하지만 LNG발전 비중이 전부나 다름없는 민간발전사들은 극심한 경영위기 상황에 몰려있다. 더 심각한 것은 지금 상태를 반등시킬만한 요인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력수급 안정화의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해낸 민간발전사들이 어느새 운영자체를 걱정해야하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민간발전업계에서는 이러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기업이 생겨날 수도 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까지 터져 나오고 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식의 전력정책으로는 우리나라 전력산업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곱씹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정부가 강조하는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전력산업 시스템 구축이라는 구호가 공허한 메아리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력시장 운영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수익 감소 장기화 우려… “CP 현실화는 생존 문제”
한 자릿수 이용률… 개점휴업
민간발전사들의 실적 부진이 올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최근 이용률을 살펴보면 금방 이해가 된다.
A발전사의 2012~2013년 이용률은 80% 전후였으나 올해 1월 32%로 떨어진 이후 상승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여름철 전력피크 기간인 7·8월에도 30%대를 그대로 유지했다.
B발전사의 이용률은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2012년 70%, 2013년 77%를 기록했던 이용률은 2014년 41%로 낮아지더니 올해 초 급기야 3%까지 급락하는 최악의 실적 부진을 겪었다. 이정도면 발전소를 그냥 놀린 거나 다름없다. 최근 9월까지 누적 이용률은 한 자릿수인 8%에 불과하다.
C발전사와 D발전사는 그나마 효율이 높은 발전설비 가동으로 40~50% 수준의 이용률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전망 ‘비관적’
민간발전사들의 이용률 하락은 수익으로 직결돼 매출은 물론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졌다.
A사의 경우 올해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대비 16% 가량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행히 지난해부터 가동한 고효율 발전설비 덕분에 영업이익은 소폭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B사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56% 넘게 줄었다. 영업이익도 21% 가량 떨어져 최악의 한해가 될 전망이다.
C사의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8%와 38% 감소했다. 결국 신규 설비를 가동 중인 일부 민간발전사만 손익분기점 수준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조사돼 노후 설비 비중이 높은 발전사일수록 실적악화 폭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민간발전사들이 우려하는 것은 이 같은 수익구조가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전력시장에 진입한 주요 LNG발전의 향후 영업이익을 전망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진입한 발전설비를 제외하고 내년부터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2013년 시장에 진입한 A발전의 경우 올해 영업이익률 3% 감소를 시작으로 2020년이면 45%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까지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한 발전사는 없지만 이대로 가다간 머지않아 현실이 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전력공급 과잉, LNG발전 벼랑 끝 내몰려
민간발전사들이 이처럼 급작스레 실적부진에 빠진 원인 중 하나로 전력공급 과잉을 꼽을 수 있다.
정부는 2011년 9.15 정전대란 이후 민간발전 투자를 독려했다. 결국 2013년 한해에만 13개에 달하는 LNG발전이 시장에 진입하는 일이 벌어졌다. 떨어졌던 전력예비율은 빠르게 회복세를 보였고 2014년 평균 10%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에는 16%를 상회하고 있다.
예비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놀고 있는 발전기가 많다는 의미다. 정부는 전기요금 인상을 이유로 값싼 발전기부터 가동해 적은 비용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경제급전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원전, 석탄, LNG 순으로 급전지시가 내려지다보니 지금처럼 전력이 남아도는 상황이 지속되면 LNG발전의 시장 참여 기회 또한 줄어들 수밖에 없게 된다.
SMP 하락도 수익성 악화를 가져온 원인이다. 예비율이 상승하면서 가격기준이 되는 SMP가 크게 내려갔기 때문이다. 최근 석탄이나 LNG 같은 연료비가 떨어진 것도 SMP 하락을 부추겼다.
지난해 kWh당 150원하던 SMP 가격이 최근에는 90원대 수준까지 내려갔다. 가만히 앉아서 수익이 절반 가까이 줄어드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 셈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민간발전사들의 이 같은 실적악화를 해소할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이 용량요금 현실화라고 입을 모은다. 변동비(연료비)와 별도로 건설투자비 등의 고정비 회수를 지원하기 위한 용량요금을 시장 변화에 맞게 재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민간발전업계 관계자는 “CP 현실화 요구를 단순히 줄어드는 수익을 보전하기 위한 과욕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정부방침에 따라 국가 기간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며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민간발전업계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고 강조했다.
'발전산업계 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동발전, 고졸 신입사원 입사식 개최 (0) | 2016.01.13 |
---|---|
석탄건조설비로 연료비 걱정 ‘뚝’ (0) | 2016.01.12 |
삼천리그룹, 따뜻한 '사랑나눔의 날' 개최 (0) | 2016.01.06 |
중부발전, 미국 내 태양광 발전소 건설공사 착수 (0) | 2015.12.31 |
중부발전, 바이오 폐기물 활용해 바이오매스 연료개발 앞장 (0) | 2015.12.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