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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산업계 소식

에너지정책연대, 에너지 공공기관 상장에 강력대응 나서

한국수력원자력을 비롯한 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발전 6사가 연이어 상장할 예정이다.

기획재정부는 ‘에너지 공공기관 상장 세부추진계획’을 마련해 지난해 12월 8일 2016년 제18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보고했다. 에너지 공공기관 상장은 지난 6월 14일 ‘에너지·환경·교육 분야 공공기관 기능조정’의 일환으로 정부가 추진 중인 과제로 시장의 자율적 감시·감독 강화, 재무구조 개선 등을 위해 2020년까지 전체 8개 기관을 순차적으로 상장한다는 내용이다.

상장순서는 발전5사(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발전)를 ‘우선상장대상 그룹’으로 선정해 2019년까지 상장하고 한수원, 한전KDN, 한국가스기술공사는 2020년까지 상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상장대상 에너지 공공기관은 한수원, 남동발전, 남부발전, 동서발전, 서부발전, 중부발전 발전6사와 한전KDN, 한국가스기술공사다. 특히, 발전사 중 시장매력도가 높은 남동, 동서발전 중 1개사를 내년 상반기에 상장할 예정이다.

이같은 정부의 에너지 공공기관 상장계획에 전력그룹사․민간발전을 비롯한 에너지 산업계 노동자들로 구성된 ‘에너지정책연대’가 11월 29일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창립대회를 갖고 강력하게 대응에 나섰다.

에너지정책연대는 신동진 전국전력노조위원장과 김병기 한수원 노조위원장이 공동의장을 맡았으며 전국 36개 에너지공기업 노조가 참여해 이른바 ‘에너지연합노조’가 결성된 셈이다.

2017년 남동·동서발전 중 1개사 상장
에너지 양극화 및 에너지 공공성 훼손

에너지 공공기관 상장은 민영화의 시작
지난 1998년 외한위기 국면에서 IMF와 세계은행의 신자유주의 정책 강요에 따라 전기·가스·통신·철강 등 국가기간산업의 민영화 시도가 있었다. 그중 통신·철강은 주식상장과 소유권 매각으로 완전 민영화됐지만 전기와 가스는 민영화가 중단됐다.

에너지정책연대 관계자는 “전기와 가스 민영화는 정권마다 시도가 있었고 국민여론과 국회반대 등으로 기능조정, 선진화라는 포장으로 단계적으로 시도하고 있으며 조금씩 진행했다”고 설명하며 “정부의 발전산업 시장정책인 ‘신규설비를 중심으로 한 민영화’ 정책으로 현재로써도 전기부문은 1/4는 민영화가 됐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꼬집었다.

특히 공공기관 기능조정 및 에너지 공공기관 상장은 국민들의 반민영화 정서와 국회의 반대 때문에 유보됐던 에너지부분 민영화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기능조정이라는 변칙적인 이름으로 포장을 했지만 핵심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그동안 추진한 부분 민영화 정책의 시작점이라는 얘기다.

이어 “에너지 공공기관 상장은 민영화의 시작이며 에너지 산업이 민영화 될 경우 에너지 요금의 상승은 물론 서비스의 하락 그리고 에너지MIX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너지 양극화 및 에너지 공공성 훼손
에너지정책연대는 에너지 공공기관 상장은 ‘우회적민영화’이고 국익과 공공성을 포기하는 결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일례로 현재 발전자회사의 지분은 한전이 100% 가지고 있고 정부는 공공지분을 51%로 유지한다는 ‘혼합소유제’ 방식이기에 민영화가 아니라 주장하지만 51%이상 소유한다는 방안을 명문화 하지 않았고 기업의 경영실적이나 시장의 요구에 따라 추가상장은 언제든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51%의 지분을 유지하면서 완전 민영화가 되지 않더라도 주주자본주의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에너지 공공성이나 안전보다도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익과 효율을 중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는 얘기다.

때문에 당장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기업이나 개인 사용자에게 요금 감면 등의 혜택을 줄 수 있지만 에너지를 적게 쓰고 큰 비용을 지불할 수 없는 에너지 빈곤층에게는 양질의 에너지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게 된다고 말하며 에너지 양극화는 더욱 더 심화될 것이고 에너지 공공성을 훼손시키게 되는 결과라고 말했다.

에너지 공기업 상장은 밀실 ‘비선 정책’
이와 함께 에너지 공기업 상장은 밀실에서 결정된 또 다른 ‘비선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박근혜 정부는 12월 9일 탄핵소추안 통과로 사실상 국민들에게 불신임을 받은 상태며 박근혜 정부의 모든 계획과 정책이 이른바 ‘비선’의 결정으로 재벌들의 이익을 위해 존재했다는 것이 드러나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되기 하루 전에 발표된 에너지공공기관 상장은 비선에 의한 재벌 배불리기 정책이라는 의심을 피하기는 힘들다는 게 에너지정책연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결정과정에서 사회적 공론화 과정을 생략돼 있고 정부관료와 공개되지 않은 몇몇 친정부 전문가들의 논의만으로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에너지정책연대 관계자는 “에너지 정책은 국민들은 물론 에너지 공공기업 노동자와 노동조합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며 “밀실에서 소수의 관료와 전문가가 결정한 에너지 공공기관 상장은 즉각 철회돼야 하고 원점에서 시민사회․노동조합이 참여한 투명한 정책결정과정을 거쳐서 에너지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에너지 공공기관 상장은 에너지전환과 기후변화 대응에도 차질을 가져오게 될 것으로 설명했다.

에너지전환과 기후변화 대응은 현 시대의 가장 시급한 화두다. 에너지 공공기관이 상장된다면 장기적 계획과 비용확보가 필요한 에너지전환이나 기후변화 대응보다는 주주의 이익을 위해 단기간의 이익을 위해 싼 비용으로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하는 기존의 발전방식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에너지전환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목표 방안을 정부가 시민사회 기업과 함께 세우고 공적 규제와 공공적 운영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에너지 공공기관 상장으로 인한 민영화는 이런 과정과 상반된다는 게 에너지정책연대 측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