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력산업계 소식

“전력산업 구조·제도 근본적 해결방안 강구해야”

전력수급 불균형·전기요금 누진제 논란·민간발전사 위기 등 현재 우리나라 전력산업의 주요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선 구조적 문제점을 제도적으로 보완할 정부의 적극적인 개혁의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금까지의 언발에 오줌누기식 임시방편 대응책이 아닌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제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11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전력정책제도 개선 세미나’에서 발제자로 나선 조성봉 숭실대 교수는 “그동안 발전부문 민영화를 비롯해 배전·판매부문 분할, 소매요금 구조개혁, 전력시장 개선 등의 전력산업 구조개편 노력이 있었지만 아무런 성과가 없다”며 “전력산업 제도 개혁이 매번 실패한 이유는 정부와 국회가 행정적·정치적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인심 쓰듯 그때그때 추진하는 전력정책은 결국 한계에 부딪힌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조성봉 교수는 우리나라 전력산업의 제도 개혁을 위한 방안으로 ▲산업구조 ▲전력수급계획 ▲소유·지배구조 ▲규제제도 ▲전력시장 제도 등의 개선을 제안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는 국회신성장산업포럼과 한국신성장산업연구원, 민간발전협회 공동 주최로 개최됐다.

조성봉 교수, 정부차원 적극적 개혁의지 주문
원전 중심 전력수급계획 방식부터 바꿔야 

온실가스 감축위한 전원믹스 필요
조성봉 교수는 전력의 성격을 놓고 일부에서 ‘공공재’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전력은 배타성과 경합성이 모두 있는 공공재가 아닌 공익사업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업자 간 경쟁 제약이 따르면 안 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조 교수는 “송배전·판매를 독점하고 있는 한전이 지배구조상 6개 발전사를 자회사로 두고 발전까지 독점에 가까운 지위를 누리고 있어 전력산업구조는 진화에 제약이 따르고 있다”며 “발전부문의 독점은 원자력·석탄과 LNG 간의 불공정 경쟁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발전부문의 진입규제 완화를 주장했다.

1989년 전기사업법에 따라 처음 등장한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원전 건설을 위한 규정이라고 강조한 그는 기저부하와 첨두부하로 이원화된 전력시장 제도를 통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조 교수는 “전력수급계획이 원전과 석탄발전을 우선 적용하는 방식으로 수립되다 보니 다른 발전설비가 들어갈 자리가 없는 상황”이라며 “결국 LNG발전은 기저발전이 건설된 이후 잔여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대체 수단으로 투입돼 전력수급 불일치에 따른 위험을 떠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이행해야 하는 시대적 상황을 고려할 때 설비유형에 따른 전력수급계획에서 벗어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전원믹스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간발전 붕괴, 사회적비용 발생 우려”
‘세계 전력시장 트렌드 및 국내 전력시장 선진화 방안’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윤원철 한양대 교수는 글로벌 추세에 맞춰 전력산업 경쟁도입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교수는 “정부의 전력수급 조정역할은 원자력 등 정책자원에 국한돼야 하고, 경쟁자원인 석탄과 LNG는 최대한 시장 메커니즘에 따라 수급조절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며 “전력산업의 경쟁도입 효과를 달성하려면 반드시 판매경쟁 도입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정식 아주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된 패널토론에서 천명윤 포천파워 상무는 정부가 나서 현재 민간발전사들의 경영상태를 조사해 볼 것을 건의했다. 그만큼 수익구조가 악화되고 있다는 말이다.

천명윤 상무는 “발전공기업은 정산조정계수를 통해 수익을 보전하고 있지만 민간발전사는 가동률 저하로 문을 닫아야 할 위기에 처해있다”며 “민간발전사들이 CP 현실화 등의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것은 수익을 더 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죽지 않게만 해달라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민간발전사들의 붕괴는 우리나라 전력산업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뿐만 아니라 큰 사회적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태가 더 심각해지기 전에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김성열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산업과장은 “5·6차 전력수급계획에 LNG발전이 다수 반영되면서 발전설비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상황에서 LNG발전이 많거나 적다고 판단하기엔 이르다”며 “전력수요 변화에 맞는 LNG발전의 역할이 분명 존재한다”고 밝혔다.

또 “전력시장 제도가 LNG발전에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인식이 있지만, 그동안 정부는 지원을 꾸준히 이어왔다”며 “최근 15년간 고정됐던 CP가 인상된 점은 민간발전업계에게 의미 있는 변화라 생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