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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산업계 소식

한국형 원전 APR1400, 미국시장 진출에 ‘청신호’

한국수력원자력(사장 조석)은 3월 5일 국산 ‘APR1400’ 신형경수로 원전이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설계인증(Design Certification) 사전심사를 통과해 본심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APR1400은 NRC의 강화된 사전심사 절차가 최초로 적용된 사례로 이번에 까다로운 사전심사를 통과함에 따라 향후 본심사 승인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게 됐다. 나아가 이번 APR1400의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 설계인증 본심사에 착수하게 됨으로써 한국형 원전의 미국시장 진출에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美NRC 설계인증 사전심사 통과 본심사 착수
한국형 원전 브랜드 가치제고로 경쟁력 강화

미국내 원전사업 진출 교두보 확보

한수원은 2014년 12월 23일 한국전력과 공동으로 NRC에 APR1400의 ‘설계인증’ 신청문서를 제출한 바 있다. 설계인증은 원전 부지 특성에 따른 일부 설계를 제외하고, 원전 전체에 적용되는 ‘표준설계’에 대해 NRC의 안전성 평가를 인증받는 것이다.

설계인증(Design Certification)은 미국 NRC가 원전의 표준설계에 대해 안전성을 평가해 인증해 주는 제도며, 표준설계는 새로이 건설할 원전의 부지특성에 따른 일부를 제외한 원전전반에 관한 설계로 향후 설계인증 취득시 미국내 어디에나 건설이 가능한 원전설계다.

따라서 국산형 원전 APR1400 신형경수로가 NRC의 설계인증을 취득한다면 미국내 어디서든 건설이 가능한 원전설계를 구현한 것으로 미국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는 셈이다.

미국의 신규원전 인허가제도는 건설과 운영허가가 분리된 2단계 인허가에서 COL(통합인허가제도)로 발전했다. COL은 기존 2단계 인허가제도 문제점 개선을 위한 대안으로 1989년에 도입했다. 설계인증과 조기부지승인 서류를 토대로 건설·운영허가를 통합해 발행하는 방식이다. 통합인허가 취득시 건설착수가 가능하고 준공 후 운영요건이 신청 서류의 허용기준에 부합하는지 확인되면 운영이 가능하다.

때문에 설계인증을 취득하면 미국 내 원전건설시 해당 원전의 안전성을 사전에 인증받은 브랜드효과 뿐만 아니라, 표준설계 인증에 따른 관련 심사 면제로 건설 및 운영 인허가 기간과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또 향후 10년에서 20년 사이에 미국내 운영허가 만료 원전이 집중돼 그 대체 신규원전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인허가 여건상 최신 안전요건을 만족하는 설계인증 취득 원전만이 새로이 건설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설계인증의 중요성과 효용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형 원전의 브랜드 가치 상승으로 수출경쟁력 강화

NRC는 프랑스와 일본 등의 원전 설계인증 심사 기간이 최근 7년 이상 장기화되고 있는 데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설계인증 신청문서가 사전심사를 통과한 경우에만 본심사에 착수하기로 요건을 강화했다.

APR1400 본심사는 NRC 표준 심사기간내 진행돼 2019년에 설계인증 취득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본심사 단계에서는 설계 분야별로 안전성 평가를 위한 세부 기술내용 심사 및 검증이 진행되며, NRC의 표준 심사기간은 통상 42개월이다.

글렌 트레이시(Glen Tracy) NRC 신규원자로국장은 “한국의 APR1400 원전 설계인증 심사를 42개월 표준 심사기간 내에 완료해 NRC 설계인증 심사의 모범사례로 만들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조석 한수원 사장은 “이번 NRC 설계인증 본심사 착수는 미국 시장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것을 넘어 한국의 우수한 원전설계 역량을 세계에 알리고 한국형 원전의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켜 원전수출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2030년까지 운영이 만료되는 다수의 원전을 대체할 신규원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현지 여건상 설계인증을 취득한 노형만이 건설이 가능하다.

현재까지 미국 웨스팅하우스 AP1000(개량형 가압경수로) 등 5개 노형만이 설계인증을 취득한 바 있으며, 프랑스 아레바 EPR(개량형 가압경수로)과 일본 미쓰비시 APWR(개량형 가압경수로) 등 한국형 원전 경쟁국 대표 원전들은 현재 설계인증 심사 중이다.

설계인증 본심사 단계에서는 NRC 기술진이 설계 분야별로 안전성을 검증 및 평가하게 되며, 최종평가결과가 위원회 의결을 통과하면 미국 연방규정에 법제화되어 15년간 유효하게 된다.

한국형 원전 APR1400은 미국을 제외하고 프랑스, 일본에 이어 3번째로 설계인증 심사에 착수한 원전으로 한국의 우수한 설계역량을 세계에 알리고 한국형 원전의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켜 원전 수출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