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산업진흥회(회장 장세창)가 운영하는 '전기산업 통일연구 협의회' 가 6월 21일 전기진흥회관 대회의실에서 문승일 협의회장(서울대 교수) 등 위원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협의회에서는 김경술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북한 에너지 수급현황 및 협력방안’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최근의 북한 에너지 동향에 대해 설명하고, 앞으로 남북한이 윈-윈 할 수 있는 에너지 협력방안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또 오재석 LS산전 상무이사는 배전반 등 대부분의 중전기기는 중국 무역상을 통해 유입되고 있는 현실에 비춰 민간측면에서의 대응마저 늦어질 경우 중국에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고 진단하고 향후 남한표준과 동일한 북한 전력기술 표준화 작업 등의 전략이 시급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전기진흥회는 정책과제로 수행 중인 ‘한국형 중전기기 통합기반 조성을 위한 정보 시스템 구축’ 사업을 통해 도출된 북한 국가규격 및 표준화 방향성 등에 대한 추진경과를 보고하고, 탈북주민 1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북한 전기실태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도 분석해 발표했다.
설문조사 내용에 따르면 북한 전기 공급은 고위층 및 특정 층에는 그나마 원활한 편이지만 일반서민이 생활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며, 현재 설치된 발전소는 대부분 수력발전에 의존해 계절(눈, 비, 강수량)에 따라 발전량이 크게 다르고 발전을 하더라도 송배전 설비의 노후화 및 전선 등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전력사정이 매우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기진흥회 측은 설문조사 시 전기 공급을 받더라고 전압 및 주파수가 일정치(과전압·저전압) 않아 사용하는 전기제품의 고장 및 화재원인이 되며, 개인적으로 변압기를 구매해 전기를 사용하거나 전기설비 수리조차도 자체적으로 한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송전시설은 1945년 이전부터 1980년대까지 건설한 송전설비가 거의 대부분 차지하고 있어, 노후·품질저하·보수정비 미흡·절연 미비 및 누전 등으로 송전손실이 매우 크다. 또 1980년대 후반부터 추진된 북한 최고 송전전압인 220kV 송전선도 단전되는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기업이 대북진출을 위해 준비해야 할 협력방안으로는 ▲발전소 유지보수 및 기술지원 ▲인력양성 및 교육지원 ▲남북 전기 용어 표준화 ▲태양광, 발전기 등 전기기자재 공급 ▲전압계급/설비 등의 표준화 ▲북한 내 관련대학에 전기공학과 신설지원 ▲개성공단 전력지원과 같은 시범사업의 단계적 추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문승일 협의회장은 “개성공단이 폐쇄되고 남북관계가 경색된 것은 산업계와 경제계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일이고, 통일준비 분위기도 냉랭해진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가 가는 길까지 멈출 수는 없다"고 강조하고 "현재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결과물이 통일기반 조성의 씨앗이자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세창 전기진흥회장은 “그동안 북한의 전력분야에 대한 논의는 많이 있었지만 통일 전후 전력기자재 업계의 대응과 전략에 대한 이슈는 상대적으로 접근이 쉽지 않았는데, 이번 전기산업 통일연구 협의회를 계기로 전기 산업계의 통일준비 작업이 착착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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