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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 발전산업

풍력 ‘리파워링’, 新 틈새시장 노린다

매봉산풍력의 리파워링이 결정되면서 이 분야 시장에 대한 풍력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인허가와 민원으로 신규 풍력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풍력업계 입장에서 리파워링이 새로운 틈새시장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한국중부발전은 최근 매봉산풍력 운영방안 계획을 발표하고 2018년 3월부터 리파워링 작업에 들어가 이듬해인 2019년부터 새로 설치한 풍력시스템을 통해 전력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리파워링 이전까지는 고장·복구 등의 경제성을 검토해 일부 풍력시스템만 가동할 방침이다.

중부발전의 이번 매봉산풍력 리파워링 결정은 풍력설비 고장으로 인해 운전정지 기간이 길어지면서 수익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현재 9기의 풍력시스템 가운데 절반이 넘는 5기가 고정으로 멈춰선 상태다. 향후 경제성을 놓고 봤을 때 정비를 통해 정상화시키는 것보다 전체 풍력시스템을 교체하는 게 오히려 낫다는 판단이다.

우수한 발전효율과 출력성능을 갖춘 풍력시스템이 시장에 속속 등장하고 있는 점도 리파워링을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풍력시스템 제조업체들은 사업자의 요구가 점차 까다로워짐에 따라 연구개발 속도를 높여 고효율 풍력시스템을 앞다퉈 시장에 내놓고 있다. 여기에 설비 신뢰성은 물론 유지보수 편리성까지 향상시킨 제품으로 사업자의 비용지출 부담을 최소화시켰다.

평균 설계수명이 20년인 풍력시스템을 계속해서 유지하기보다 새로운 설비로 교체해 가동률과 이용률을 끌어 올리는 것이 장기적인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인허가·민원 걸림돌 적어 사업 추진 수월
고장·정지로 생산성 떨어진 풍력단지 검토 대상 

리파워링 통해 이용률·가동률 상승
노후 발전설비의 효율향상과 수면연장 등을 목적으로 추진되는 ‘리파워링’은 지금까지 화력발전 분야에서 주로 다뤄지던 작업이다. 일반적으로 현지 상황과 경제성을 고려해 리파워링이 결정된다.

노후 발전기의 처리방식은 가동을 중단하고 해체하는 ‘폐지’와 핵심설비를 정비·교체하는 ‘수명연장’, 효율·출력이 나오지 않는 설비를 교체하는 ‘성능개선(리트로핏)’, 그리고 새로운 타입의 보일러·터빈을 설치하는 ‘리파워링’ 등으로 나뉜다. 최근 미세먼지로 인한 대기오염이 사회문제로 이슈화되면서 노후 석탄발전설비의 성능개선이나 리파워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매봉산풍력의 리파워링은 국내 최초로 기존 풍력설비를 완전히 철거한 후 재건설하는 작업이란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노후 풍력설비를 고효율의 최신 모델로 교체하는 이번 사업을 계기로 점차 설계수명이 도래하는 타 풍력단지의 리파워링 검토 작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풍력업계 관계자는 “이미 운영 중인 풍력단지의 설비용량을 늘리고 발전효율을 높이는 리파워링은 사업자의 수익성 개선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신규 풍력시스템 수요를 불러온다는 점에서 풍력산업 활성화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며 “부지 확보와 민원 등의 문제로 풍력발전 개발사업 추진이 어려운 현실을 감안했을 때 새로운 시장으로 눈여겨볼 만하다”고 밝혔다.

풍력시스템의 평균 설계수명이 20년인 점을 감안하면 당장 리파워링을 검토할 풍력단지는 없는 상태다. 계산상으로는 2020년 이후에나 리파워링 시장이 열리게 된다.

하지만 잦은 고장으로 인해 유지보수 비용이 많이 발생하거나 이용률·가동률이 현저하게 낮아 생산성이 떨어지는 풍력단지의 경우 설계수명 이전이라도 리파워링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매봉산풍력, 8.8→16.5MW 업그레이드
중부발전은 지난 4월 태백시청이 보유하고 있던 매봉산풍력을 137억원에 인수했다. 태백시청이 매각한 재산에는 9기의 풍력시스템과 1만642㎡의 부지, 13km 전용선로가 포함돼 있다.

매봉산풍력은 2004년 850kW 풍력시스템 준공을 시작으로 2012년 2MW 풍력설비 준공까지 총 9기 8.8MW 규모로 운영 중이다. 베스타스(850kW 5기), 가메사(850kW 3기), 효성(2MW 1기)의 풍력시스템이 설치돼 있다. 중부발전에 따르면 현재 운전 가능한 풍력시스템은 총 9기 가운데 4기에 불과하다. 원격 운전·감시 시스템도 고장 난 상태다.

중부발전은 중대고장으로 복구비용이 많이 발생하는 3기는 정지상태 그대로 두고 기어박스와 제어계통에 이상을 보이고 있는 2기는 정밀점검 후 복구해 2018년 2월까지 운영할 계획이다.

16.5MW로 확대 재건설되는 매봉산풍력에는 3.3MW 풍력시스템 5기가 사용될 예정이다. 아직 풍력시스템 제조업체가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한국에너지공단으로부터 대형풍력 국내인증을 받은 풍력설비 가운데 3.3MW 모델은 베스타스 제품이 유일하다.

중부발전은 풍황자원 분석을 비롯해 단지설계, 건설·운영에 이르는 전 과정을 자체적으로 수행할 방침이다.

중부발전 관계자는 “이용률이 27% 정도 나올 경우 연간 3만9,000MWh의 전력생산이 가능하다”며 “매봉산풍력단지를 관광과 체험현장이 어우러진 명품 풍력단지로 재탄생시킬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