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5월 25일 발표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에 전세계 원자력계 이목이 집중됐다. 6월 8~9일 양일간에 걸친 ‘국제 심포지엄에는 국제기구 및 해외 폐기물 관리기관, 대사관 등 국내외 안전관리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국내는 오는 2019년 월성원전을 시작으로 2024년에는 한빛과 고리, 2037년 한울, 2038년 신월성 순으로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이 포화 상태에 이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용후핵연료를 처분하는 처분장을 마련하지 않은 상태인지라 원전가동 중지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는 터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국제 심포지엄에서 크리스토페 세리(Christophe Xerri) IAEA 국장과 마이클 시만(Michael Siemann) 국장은 각각 사용후핵연료 관리방안과 신뢰제고의 중요성이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맡았다.
마이클 시만 국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해외사례로 스웨덴, 핀란드, 독일 등의 사용후핵연료 처분에 대한 사례를 소개하며 특히 이해관계자들의 신뢰구축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크리스토페 세리 IAEA 국장과 마이클 시만 OECD/NEA 국장을 통해 정부가 발표한 고준위방폐물 관리 기본계획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사용후핵연료 기술 연구, 기술보다 사회적 신뢰 구축 중요
Q :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고준위 방폐물관리 기본계획에 대해서.
크리스토페 세리 : 한국의 고준위 방폐물관리 기본계획 발표는 매우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참여와 책임 및 임무에 대해서 명확하게 명시한 점이 주목된다. 또 명확한 참고사항을 반영하면서 동시에 더 좋은 기술에 대한 수용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가장 높게 평가한다.
마이클 시만 : 한국의 이번 기본계획은 국제사회 기조와 함께 가는 아주 적절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기본계획은 단계적인 접근 및 의사결정, 투명한 진행, 신뢰를 바탕으로 공공의 지지와 지원을 강조한 점 등 세 가지 면이 아주 뛰어나다. 또 계획에 대해 지속적인 변화의 기회를 주고, 실행단계에서도 변경사항이 있을 시에는 변경할 수 있는 가능성을 둔다는 점이 인상 깊다.
Q : 전반적으로 고준위 방폐물 정책에서 가장 고려되어야 할 사안이라면.
크리스토페 세리 : 고준위 방폐물 정책 수립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돼야 할 사안은 정책 결정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의 기본 계획은 이 점을 명확하게 반영했으며 스웨덴, 프랑스, 핀란드 등 여러 해외 사례 및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이번 기본계획이 발표됐다는 점에서 좋은 인상을 받았다. 또 정책에서 가장 고려돼야 할 다른 사안으로는 기술뿐만 아니라 ‘공공의 신뢰’와 ‘지역민들과의 이해 형성’이 매우 중요하다. 한국의 기본계획은 이 사항을 충분히 고려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한다.
Q : OECD에서는 사용후핵연료에 대한 기술 연구가 따로 이뤄지는가.
마이클 시만 : OECD는 각국의 경험과 연구들을 교류하고 있으며, 상호간의 이해를 바탕으로 기술 및 과정들을 공유하는데, 기술보다는 사회적 신뢰 구축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사회적 신뢰를 구축하는 것에 대한 활발한 공유가 OECD 국가들 사이에서 진행되고 있다.
Q : 기본계획 실행에 12년이 충분한 기간인지.
크리스토페 세리 : 12년이 사용후핵연료 처리와 관련해서 충분한 기간이라고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만일 2년이라고 했을 경우에는 실행 자체가 불가능하며, 30년이라고 했을 경우에는 너무 길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12년에서 15년은 가장 적절한 실행기간이라고 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사안은 모든 면에서 너무 서두르면 안 된다는 점이다.
Q : ‘가역성’에 대해서 말씀하셨는데 구체적인 예는.
마이클 시만 : 일부 국가에선 계획을 발표할 때 상당수 연구를 종료하는 경우가 있지만 한국은 중단없이 지속적으로 연구를 진행한다는 점과 다른 대안에 대해서도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 가지 예로 지질학적인 부지선정에 있어서도 암석 종류를 결정했다고 해서 그 조사결과가 마무리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서 다른 선택에 대한 가능성을 염두한다는 점이다.
Q : 사용후핵연료 관리가 가장 잘 된 나라와 한국의 기본계획에 대해.
크리스토페 세리 : 인허가 과정 등 여러 사안을 종합해 볼 때 현재까지는 핀란드, 스웨덴, 프랑스가 가장 관리가 잘 된 국가라 생각한다. 한국도 이번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이들 3개국을 포함해 여러 선행 국가들의 사례를 참고했다는 점과 이미 저준위 방폐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에도 다른 나라에 좋은 선례로 남을 것이라 기대한다.
'산업계 인사 Inter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철규 남동발전 신성장사업단장, 풍력기자재 국산화 절실… “다양한 정책적 논의 시작돼야” (0) | 2016.08.18 |
---|---|
류지윤 유니슨 사장, 유니슨, 국내 풍력산업 ‘성장’ 넘어 ‘진화’ 주도 (0) | 2016.08.18 |
김부일 남동발전 발전처장, 지속성장 위해 삼천포 1·2호기 등 리트로핏 완벽추진 다짐 (0) | 2016.07.21 |
이민희 두산중공업 제주LNG복합화력건설사무소장, 경험·노하우 바탕으로 안전한 명품발전소 건설 다짐 (0) | 2016.07.21 |
김형민 한국수력원자력 WANO 2017 기획단장, “WANO 2017, 국내 원전운영기술 국제적 위상 높일 것” (0) | 2016.07.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