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말 출범한 신기후체제에 따른 최대 수혜 산업으로 신재생에너지가 꼽히고 있는 가운데 태양광, 풍력, 바이오매스 등의 순서로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는 태양광·풍력의 발전단가가 석탄·LNG 보다 낮아져 충분한 가격 경쟁력을 갖춘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신재생에너지 분야 시장정보 자료에 따르면 파리기후변화협약 체결로 전 세계 국가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30년까지 필요한 신재생에너지 설치용량은 3,000GW에 달한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이 같은 에너지시장 변화로 2012년 500GW에 불과했던 신재생에너지 설치용량이 2030년까지 연간 11%씩 증가해 3,500GW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에너지원별 성장 규모는 ▲태양광 1,800GW ▲풍력 1,000GW ▲바이오매스 170GW ▲지열 30GW 순이다. 같은 기간 석탄은 2,200GW, LNG는 2,050GW로 소폭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은 발전단가와 현재 점유율을 고려해 에너지원별 성장 가능성을 예측하고, 풍부한 자원과 설치가 쉬운 태양광이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중국의 에너지원별 발전단가는 kWh당 ▲석탄 52원 ▲LNG 100원 ▲태양광 90원 ▲풍력 74원이다. 하지만 2030년이 되면 ▲석탄 62원 ▲LNG 94원 ▲태양광 50원 ▲풍력 60원으로 태양광의 가격 경쟁력이 가장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경우 2014년 기준 에너지원별 발전단가는 ▲원자력 55원 ▲석탄 63원 ▲LNG 155원 ▲태양광·풍력 200원 이상 수준으로 아직까지 신재생에너지원의 발전단가가 높은 상황이다.
수출입은행, 신기후체제로 태양광·풍력 대폭 확대
석탄·LNG보다 발전단가 낮아져 가격 경쟁력 확보
풍력 성장률 주춤… 태양광 성장은 계속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세계 풍력시장은 2015년 이후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으며, 올해 전년대비 6% 감소한 59GW의 신규 설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별로는 최대 풍력시장인 중국의 수요가 25% 감소한 21GW 규모로 전망되고, 미국과 유럽은 각각 12GW와 10GW로 전년과 비슷한 수요를 이어갈 전망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이 같은 세계 풍력시장의 성장둔화를 제한적인 입지조건과 주로 야간에 가동되는 풍력발전 특성 때문으로 분석했다.
반면 세계 태양광시장은 올해에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올해 세계 태양광시장이 전년대비 21% 증가한 68GW를 기록하고, 2017년에도 20% 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태양광시장은 저유가 상황으로 인해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전년대비 24%나 증가했다. 중국(19GW), 일본(14GW), 미국(10GW)을 중심으로 신규 설치가 늘어났고, 인도(4GW)의 약진도 눈에 띈다.
태양광의 지속적인 증가에 따라 폴리실리콘·모듈의 공급과잉현상이 일부 해소될 것으로 보여 관련 기업들의 실적개선도 기대해볼 만하다.
한국 풍력산업, 기술·가격 모두 취약
국내 신재생에너지 시장은 2012년 RPS제도 이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풍력과 태양광이 각각 220MW·740MW 이상 신규로 설치되면서 1GW 시대를 여는 초석을 다졌다.
신재생에너지 수출액도 2014년 29억달러를 달성해 전년대비 12%나 증가했다. 이 가운데 풍력이 5억달러, 태양광이 23억달러를 벌어들여 전체 신재생에너지 수출액의 97%를 차지하는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내수시장의 절대 규모가 작아 국내 기업들의 성장기반이 취약하다는 게 한국수출입은행의 분석이다. 지난해 신규로 설치된 국내 신재생에너지 설치용량 약 1GW는 세계 신재생에너지 신규 설치용량(130GW)의 0.77%에 불과한 수치다. 결국 풍력은 신뢰성 검증에서 밀리고, 태양광은 대규모 투자를 통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지 못해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나마 태양광은 세계적인 기술력을 앞세워 경쟁력을 확보해 가고 있지만, 풍력은 대기업들의 풍력사업 철수로 기술 격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는데다 양산체제 미비로 가격 경쟁력 또한 취약한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제조업의 성장 기반이 우선 마련돼야 풍력이 미래 에너지원으로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신재생 확대 노력 행동으로 옮겨야
한국수출입은행의 이번 신재생에너지 시장정보 자료는 ‘탈 석탄’을 가속화하고 있는 전 세계 에너지 정책 흐름과 일맥상통한다는 점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산업은 발전분야로 40%에 육박한다. 특히 발전원 중 석탄화력발전이 80%로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온실가스 감축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방안으로 석탄발전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주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14년 기준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400억톤 규모다. 중국(104억톤), 미국(52억톤), 유럽(34억톤)에 이어 우리나라도 6억9,000톤으로 세계 6위권의 온실가스 배출국가인 만큼 시대흐름에 맞는 에너지믹스 정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정부는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에 따라 2035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보급 비중을 11%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현재 3.3% 수준에 머물러있는 수치와 비교하면 갈 길이 멀다. 말로만 떠드는 탁상정책은 그만두고 구체적인 행동을 보여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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