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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 인사 Interview

김종선, 서부발전 건설처장 “화순풍력 경험 살려 풍력사업 연착륙 시킬 것”

한국서부발전이 첫 번째 풍력사업인 화순풍력단지를 성공리에 준공하며 호남지역 신재생에너지 클러스터 조성의 순조로운 시작을 알렸다.

한국서부발전은 16MW 규모의 화순풍력발전단지 건설을 마무리 짓고 지난 11월부터 본격적인 상업운전에 들어갔다. 그동안 발전공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풍력설비 운영 실적이 없었던 서부발전은 이로써 재생에너지 가운데 가장 각광받고 있는 풍력을 발전사업 포트폴리오에 올리게 됐다.

화순풍력단지 준공이 갖는 또 다른 의미는 국내 기업의 트랙레코드 확보다. 해외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기업들 입장에서 공급실적 하나하나는 소중한 자산과도 같다.

공정한 평가과정을 거쳐 풍력시스템 업체가 선정되지만 발전사업자의 국산화 의지가 없으면 국내 기업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서부발전의 동반성장 경영방침이 국내 풍력업체의 경쟁력 제고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김종선 서부발전 건설처장을 태안 본사에서 만나 화순풍력 사업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20MW 장흥풍력 준비 중… 호남 신재생E 클러스터 조성
지역주민 상생 협력 관건… 국내 풍력설비 우선 적용 고려 

“풍력 민원 화력발전과 달라”
“환경 규제에 막혀 사업 착수 7년 만에 프로젝트를 완수하게 됐다. 기간만 놓고 보면 복합화력발전소 1기를 건설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보다 더 오래 걸린 셈이다. 기존 화력발전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겪지 못한 좋은 경험이었다. 이번 사업을 통해 경험한 민원 사례들을 면밀히 분석해 향후 풍력사업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김종선 서부발전 건설처장은 화순풍력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풍력이야말로 지역주민과 함께 호흡해야 하는 발전사업이란 점을 깨달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래서 자연과 에너지, 사람이 공존하는 풍력단지 조성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진행했다.

우선 서부발전은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풍력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사업 추진에 앞서 TF팀을 구성해 지역주민은 물론 지자체 담당자와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었다.

김종선 처장은 “착공 전부터 여러 차례 주민설명회를 열어 풍력사업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설명했다”며 “대관령, 태기산, 영암 등 국내 대표 풍력단지를 함께 방문해 친환경에너지로서 풍력이 갖는 장점을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서부발전은 화순풍력 프로젝트 진행 시 화순지역 공장과 인력을 최대한 활용해 풍력시스템 기자재 조립과 건설공사를 수행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다. 또 도로 포장, 정자 시공, 주차장 설치 등 지역주민을 위한 편의시설 확충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산림훼손 최소화 역점… 기존 임도 활용
서부발전이 9,300MW 규모의 발전설비를 운영하고 있다 보니 16MW 풍력단지 건설이 무슨 대수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서부발전은 규모와 상관없이 기존 건설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 자연친화적인 풍력단지를 건설하고자 많은 공을 들였다.

김종선 처장은 “사업계획 당시부터 풍력시스템이 설치될 산의 능선을 파악해 기자재 진입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는지 여부를 검토했다”며 “기존 임도를 활용해 산림훼손을 최소화함으로써 진입로·운영도로 개설에 소요되는 공사비도 절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무등산, 이서적벽, 동복호 등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풍력단지 조성으로 관광객 유입 확대는 물론 자연과 기술이 공존하는 체험학습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화순풍력단지는 경제성 검증결과 비용편익비율(B/C Ratio)이 1.09로 수익성과 타당성 모두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B/C 비율이 1이상이면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 내부수익률 또한 8.23%로 조사돼 여타 풍력단지 대비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제품 가격·기술 ‘우수’
서부발전은 당초 계획보다 대폭 절감된 사업비인 총 380억원에 화순풍력단지를 건설했다. 국산 풍력시스템을 적용한 것이 주효했다. 화순풍력에는 유니슨의 2MW 풍력시스템 8기가 설치돼 운전 중이다.

김종선 처장은 “기자재 발주 시 여러 풍력시스템 업체에서 제시한 자료를 토대로 PQ 및 가격심사 평가를 실시해 최종적으로 유니슨 제품을 선정했다”며 “국산 제품을 적용함으로써 MW당 1억7,000만원 상당의 사업비를 줄이는 효과를 봤다”고 국산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어 “공공성을 확보해야 하는 발전공기업 입장에서 국내 풍력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며 “국내 풍력시스템 제조업체들이 국내 시장을 기반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초석을 다지는 데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서부발전은 화순풍력 개발사업을 경험삼아 20MW 규모의 장흥풍력단지 개발도 준비 중이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운영 중인 영암F1태양광발전을 포함해 호남지역 신재생에너지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RPS 이행실적과 관련된 과징금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