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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산업계

공급정책만으론 재생에너지 확대 한계… 수요정책 펼쳐야

조기선 한국전기연구원 전력정책연구센터장은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 달성을 위해 현행 RPS제도를 보완할 별도의 수요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풍력·태양광을 중심으로 한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공급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소비자 선택권을 보장할 수 있는 별도의 수요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조기선 한국전기연구원 전력정책연구센터장은 3월 7일 국회에서 ‘RPS시장 이대로 좋은가’란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 발제자로 나서 이같이 밝히고 현행 RPS제도를 보완할 새로운 재생에너지 수요정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기선 센터장은 “정부가 의무이행 목표량을 정해주면 공급의무사들이 정해진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이행수단을 선택하는 현행 RPS제도만으로는 향후 목표하고 있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달성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공급의무사들은 재생에너지 포트폴리오를 합리적으로 구성해야 하는 사회적 책임이 있지만 비용효과적인 이행수단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비자가 재생에너지를 선택할 수 있는 수요 측면의 제도를 마련해 공급 중심의 RPS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며 “대표적인 수요정책으로 꼽히는 그린프라이싱(Green Pricing)의 도입을 검토해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그린프라이싱은 국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전제조건으로 한다는 점에서 현재 주민 수용성 문제로 보급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풍력·태양광 개발사업이 속도를 내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소비자 선택권 보장 필요… 그린프라이싱 도입 적절
조기선 전기연구원 센터장, RPS 진단 토론회서 주장

재생에너지 구입 장치 제도화
그린프라이싱은 소비자가 재생에너지 설비를 통해 생산된 전력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한 제도적 장치다. 기존보다 비싼 전기요금을 부담하는 대신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기여한다는 사회·환경적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다.

RPS 진단 토론회 모습

최근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하는 RE 100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다. 국내에서는 이미 2007년 이와 관련된 연구용역을 수행한 바 있다.

조기선 센터장은 “현재 전력을 사용하는 소비자에게는 에너지원에 대한 선택권이 없어 재생에너지원을 구입하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재생에너지 소비가 증가하면 자연스럽게 관련 설비 확대로 이어지기 때문에 재생에너지 정책목표 실현에도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역사회의 자발적 운동으로 확산되면 시민참여와 지자체의 역할이 강화돼 재생에너지의 수용성 또한 높아지게 된다”며 “미세먼지 대책과 연계해 소규모 재생에너지의 지역사회 공급기반을 확보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RPS 이행수단 일부 강제해야
조기선 센터장은 그동안의 RPS 이행 추이를 통해 제도가 갖고 있는 한계를 지적했다. 어떤 보급정책이든 10년 넘게 이어지는 경우가 없는 만큼 RPS제도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RPS 의무이행 현황

조 센터장은 “RPS 의무이행 추이를 살펴보면 RPS제도 도입 첫해 64% 수준이던 이행률은 2015년 이후 90%를 넘어섰다”며 “공급의무사들이 신청한 의무이행 연기량을 포함시켜 이행률을 산출할 경우 2014년 이후 계속 100% 이행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매년 의무비율이 높아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2014년 이후 100% 이행률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공급의무사들이 비용효과적인 이행수단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바이오매스 혼소를 통해 상대적으로 손쉽게 의무이행량을 맞춘 것은 RPS제도 도입 취지에 크게 어긋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