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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 발전산업

해상풍력 핫플레이스 ‘전남 신안’ 관심 집중

최근 전남 신안으로 해상풍력 개발사업 신청이 몰리면서 이 지역에 대한 풍력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지금까지 사업계획을 밝힌 프로젝트만 놓고 봐도 우리나라 풍력지도를 바꿀 만큼 상당한 규다.

전남 신안군에 따르면 최근까지 산업부에 발전사업허가 신청을 낸 프로젝트 가운데 신안 지역에 위치한 풍력사업이 17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전기위원회 심의를 거쳐 발전사업허가를 받은 풍력사업은 6건이고, 나머지 11건은 신규신청과 미상정 프로젝트다.

눈여겨볼 대목은 최근 들어 신안지역 공유수면을 개발하는 해상풍력사업이 급증했다는 점이다. 지난 9월 발전사업허가를 받은 해상풍력사업 2건을 제외하고도 11건의 해상풍력사업이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사업자들이 밝힌 설비용량을 합치면 3,600MW를 훌쩍 넘긴다.

물론 발전사업허가를 받더라도 실제 건설로 이어지는 프로젝트는 그리 많지 않다. 육상풍력의 경우 발전사업허가 취득 후 건설까지 이어진 프로젝트 비중이 10%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풍력업계는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의지가 그 어느 때 보다 강한 만큼 해상풍력의 경우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발전사업허가 2건 이외 11건 대기상태
설비용량 3.6GW 넘어… 계통연계 관건 

신안, 수심 낮고 바람 좋아
신안군이 조사한 해상풍력 발전사업현황은 최근까지 전기위원회에 접수된 프로젝트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사업계획을 준비하고 있는 사업자까지 포함하면 향후 신청건수는 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현재 전기위원회가 해상풍력에 대한 발전사업허가 규정을 정비하고 있어 기존보다 심의를 통과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신안 지역으로 해상풍력사업 신청이 몰리는 이유로 우선 경제성을 꼽고 있다. 바람자원이 풍부해 높은 이용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기상청이 제공하는 풍력자원지도를 살펴보면 신안 인근 앞바다의 바람은 7m/s 이상인 것으로 나타나 있다. 우이도 남측 해상에 기상탑을 설치해 2014년부터 바람자원을 측정하고 있는 한화건설도 이와 유사한 데이터를 얻고 있다.

비교적 얕은 수심도 사업자 입장에선 해상풍력단지를 건설하기에 좋은 환경이다. 국립해양조사원 자료에 따르면 신안 지역 섬 주변의 수심은 4~30m 수준이다. 우이도 서측과 비금도 북측 일부구역을 제외하면 대부분 20m를 넘지 않는다.

조선기자재 업체들이 모여 있는 대불산단이 인접한 것도 사업자들이 몰리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기자재 업체를 통해 하부구조물을 제때 안정적으로 공급받음으로써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전국 9GW 규모 해상풍력 추진 중
현재 국내에서 해상풍력단지 건설이 진행 중인 곳은 부안·고창 앞바다가 유일하다. 한국해상풍력이 2019년 말 준공목표로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를 건설하고 있다. 계획대로 시범·확산단지까지 완료되면 2,460MW 규모의 대규모 해상풍력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제주도에는 30MW 규모의 탐라해상풍력이 이미 상업운전 중이다. 이외에도 한림해상풍력과 대정해상풍력을 비롯해 풍력발전지구 지정을 받은 3곳에서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설비용량을 더하면 560MW가 넘는 규모다.

영흥을 비롯한 태안·새만금 등 서해 지역에서 800MW 규모의 해상풍력사업이 추진 중이고, 완도·삼천포 등 남해 지역에서도 300MW 수준의 해상풍력단지 건설이 계획돼 있다.

동해 지역의 경우 포항을 비롯한 고리·해운대·울산 등에서 해상풍력사업이 진행 중이다. 예정된 건설이 모두 마무리되면 1,100MW 이상의 해상풍력단지가 조성된다.

최근까지 발전공기업과 민간발전사·풍력단지 개발업체 등에서 밝힌 해상풍력사업이 빠짐없이 추진된다고 가정하면 총 9GW에 가까운 해상풍력단지 건설이 가능하다. 수치만 놓고 보면 4~5GW 정도의 신규 해상풍력사업만 확보하면 재생에너지 3020 목표에 접근할 수 있다.

전력계통 보강 작업 속도내야
풍력업계는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계획’에 따라 본격적인 해상풍력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계통접속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해상풍력단지에서 전력을 생산해도 받아줄 곳이 없다는 것이다.

현재 신안 지역에는 진도변전소와 안좌변전소가 있지만 이미 계통접속용량이 꽉 찬 상태다. 한전은 신재생에너지원 증가에 대비해 신재생에너지 접속전용 변전소인 신안변전소 건설계획을 수립했지만 빨라야 2022년 완공 예정이다.

신안 지역에서 추진 중인 해상풍력단지의 운전 시점과 신안변전소 완공 시기가 다를 경우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큰 상황이다.

한전 관계자는 “현재 전국 대부분 변전소의 접속용량이 포화상태라 소규모 분산전원이라 할지라도 계통연계가 쉽지 않다”며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설비보강 계획에 맞춰 순서대로 계통접속을 허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