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국내 풍력발전 총 설비용량이 1GW를 돌파했으며, 올해에는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에 연구시작품이긴 하지만 3기의 해상풍력터빈이 설치돼 신재생에너지원으로 풍력산업이 활기를 찾을 것이라는 게 관련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바람을 이용한 청정에너지 개발을 위해 학문 및 기술적 연구개발과 정보를 보급하는 주체로서 산·학·연 네트워크를 구축해 풍력에너지원을 널리 보급하고 국가산업발전과 청정에너지원 개발에 이바지하는 한국풍력에너지학회는 올해 새로운 사령탑으로 이준신 한전 전력연구원 에너지신사업연구소 신재생&ESS그룹장이 학회장으로 선임됐다.
특히 그간 학계 인사가 주류였던 풍력에너지학회장 자리에 산업계 인사가 선임됐다는 점에서 관련업계 관계자들은 반색하는 분위기다. 보다 실질적으로 풍력산업 활성화를 선도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준신 한국풍력에너지학회장은 “그동안 국내 풍력산업은 현대와 삼성중공업이 풍력산업을 포기하는 여파로 산업화가 늦어지면서 학회 인프라 및 회원 변동이 많았다”며 “학회장으로서 이를 재건해 학회가 국내 풍력산업에 학술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드는 것이 현재 학회장으로서의 미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어진 임기가 내년 말까지 그렇게 길지 않기 때문에 내부 조직을 공고히 해, 다음 회장대에 점프할 수 있도록 기틀을 만들고자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연구·산업적용·투자의 순환구조로 경쟁력 강화
산업 활성화, 산·학·연 협력체계 중요
“우리나라는 없던 일을 개발해 성공하기가 어렵지만 성공한 것을 개선하고 보급하는 것은 세계 최고다. 풍력발전 설치용량은 1GW가 넘어 자신감도 얻었고, 올해 해상풍력터빈 3기가 성공리에 설치된다면 앞으로 매년 1GW 설치는 큰 무리가 없을 듯하다. 또 그동안에 시간이 버려진 게 아니라 실패하고 공부하면서 내재된 공력이 상당해졌다. 아마 근시일 내로 계통에서 수용성을 걱정할 정도로 설치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이준신 학회장은 국내 풍력산업 시장전망을 기술과 노하우의 축적으로 성장을 맞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학계와 산업계가 연계한 활발한 교류가 많지 않은 국내 산업기반에 대한 질문에 해외사례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선진국인 유럽은 오랜시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기술을 발전시켰으며, 학계와 산업계가 협력해 풍력의 경제성 향상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고, 그 결과 MWh당 72.70유로로 당초 계획보다 4년 정도 빠른 경제성을 확보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또 풍력강국 중국의 경우도 유럽지역을 발판삼아 다양한 연구를 통한 기술력확보, 정부 및 산업계의 강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가파르게 성장해 유럽 내에서도 풍력의 미래는 중국이라는 평가를 이끌어낼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준신 학회장은 “우리나라 풍력산업은 아직 갈 길이 멀고 이와 관련한 산업기반은 하루아침에 구축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지금까지 수행된 다양한 연구결과를 산업계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해 경쟁력을 갖춰야 하고 또 과감한 투자를 바탕으로 연구를 활성화하는 협력체계를 하루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풍력에너지학회는 이를 위한 기술교류의 장을 마련하고 기술협력을 위한 인프라를 제공하고자 한다. 또 풍력관련 다양한 최신 정보를 회원들에게 제공함으로써 풍력산업 활성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코자 한다”며 산·학·연의 순환 협력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핵심분야별 분과조직 및 학술활동 장려
풍력에너지학회는 기계, 토목, 전기를 비롯해 통신, 환경 등 다양한 전공을 겸비한 회원들로 구성돼 있다. 때문에 학술적인 지성이 정책개발자를 중심으로 모인다면 제작사, 운영사, 민원인들이 두루 상생할 수 있는 정책개발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개개인의 기술적 강점은 더 높이고 단점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장으로써 학회를 이끌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준신 학회장은 국내 풍력산업계의 위축으로 축소된 학회를 다시 활성화시키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기기, 환경·안전·정책, 지지구조, 유지보수 등 풍력을 구성하는 핵심분야별로 각 분과를 조직하고 학술활동을 장려해 학회에 활기를 불어넣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준신 학회장은 “학회 구성원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학회 구성원의 기술적 수요와 현안문제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학술발표나 풍력에너지저널을 구성하고자 한다”며 “이를 위해 풍력학계 및 산업계가 요구하는 기술을 적극적으로 청취하고 최신 연구개발 트랜드를 반영해 맞춤형 이슈를 발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슈가 되는 학계, 산업계 혹은 정책기관의 이슈 중 어느 한곳에 편중되지 않고 균형을 이루도록 노력해 나갈 방침이다. 이를 통해 우수한 역량을 가진 구성원을 확보할 수 있으며, 학회에서도 학술적으로 심도있는 논의가 진행돼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산·학 네트워크 구축으로 경쟁력 강화
풍력산업은 파리기후변화협정 이후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확대정책의 주요 발전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복잡한 인허가 절차, 환경영향, 주민민원 등의 외부 요소와 풍력산업계의 사업철회 등의 내부문제로 산업계가 순탄치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준신 학회장은 설비용량 1GW를 돌파한 국내 풍력산업이 현재까지 연구 완료된 성과물들을 시장에 적용하고 국내 시장을 확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민수용성과 관련된 부분은 기존의 보상의 방식에서 벗어나 주민참여형 방안을 제시하고 지속가능한 협력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럽의 경우 여러 나라들이 협력해 기술교류는 물론 환경·안전체계 구축, 인적자원 활용방안, 최신 정보공유 등 네트워크 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는 공급망 관리로 이어져 경제성 확보로 이어진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런 네트워크 구축 실패가 가장 큰 문제점이라는 지적이다.
풍력산업화가 늦어지면서 산업기반 위축으로 이어지고 불확실성으로 인한 관련 기업들의 소극적인 투자가 이런 결과를 초래했다는 얘기다.
때문에 학계와 산업계가 기술교류를 통한 경제성 확보를 함께 고민하고 정보를 공유해서 상생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이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해 산업기반이 확장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선 풍력에너지학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이준신 학회장은 강조했다.
산업계와 학계 간 소통의 창구역할 조성
풍력에너지학회는 올해 학술행사 외에도 소규모 분과모임을 자주 시행해 나갈 계획이다. 산업계와 학계가 소통할 수 있는 창구역할을 조성함으로써 다양한 지원활동을 펼친다는 복안이다.
이준신 학회장은 “서남해 풍력단지를 진행하고 있는 입장에서 기존처럼 완공된 단지의 단순 시찰이 아닌 풍력단지의 설치과정부터 운용, 유지·보수에 이르는 사업 전주기에 대해 참여의 장을 제공함으로써 학계에도 실제적인 정보가 많이 전달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며 “이 과정을 통해 기존 국부적인 주제에 대한 연구가 아닌 다양한 기초연구가 이뤄져 국내 풍력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학회 내부조직을 다지기 위해 첫 번째로 사무국에 정식직원을 채용, 학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로는 부문연구회가 발족돼 충성도 높은 회원을 확보할 방침이다. 일련의 체계를 갖추고 10월 경에는 제주도에서 추계학술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준신 학회장은 풍력산업에 대해 ‘다양한 전문가가 필요하고 다양한 전문가가 참여하는 산업’이라고 함축적으로 표현했다.
소수 전문가들이 학회에서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다는 판단으로 이를 보완하기 위해 4~5개의 부문 연구회를 운영해 보완한다는 복안이다. 구체적으로는 각 기술분야를 터빈·부품, 지지구조물·설치, 전기·에너지 저장, 정책·환경, 운영·유지보수 부문으로 나눠 50명 정도가 심도있게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나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 각 전문가들은 자기 부문에서 학술활동과 기술트랜드도 만들어나갈 수 있는 장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이준신 학회장은 “신재생에너지의 개발은 인류문명의 영속성을 위해 선택이 아닌 필수이고 풍력산업은 그 중심에 서 있다”며 “학회에서는 값싸고 안정된 기술개발로 풍력발전의 확대보급에 기여함은 물론 민원인과의 상생 등과 같은 타 분야에도 학술적 성과를 얻어야 할 것”이라며 풍력산업에 깊은 애정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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