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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단체 소식

박준호 대한전기학회장, “전기분야 ‘싱크탱크’ 역할에 충실 기할 것”

조선전기학회로 지난 1947년 창립돼 이듬해 학회지 ‘전기공학’ 제1집을 창간한 대한전기학회는 1949년에 명칭이 변경돼 오늘에 이르렀다.

대한전기학회는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았다. 올해 학회장으로 선임된 박준호 대한전기학회장은 “학회는 그간 전임 회장님들과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노력으로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크게 발전해 왔다”며 “이를 바탕으로 학회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하고 위상을 높여나가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기분야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에 참여하고 국가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제시함으로써 전기분야의 싱크탱크로서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해나갈 것임을 밝혔다.

또 학회 내 5개 부문회의 자율적인 활동을 존중하고 학회에서 개최하는 학술활동이 산·학·연 회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의미있는 행사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적극적 의지를 표명했다.

전기관련 대표 학회로 위상을 이어가고 있는 대한전기학회는 올해 새로운 전환의 시기를 맞을 것이란 분석이다. 인공지능기술과 자율주행자동차 등 전기와 새로운 융·복합 기술이 등장하는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해야 한다. 그만큼 대표 전기관련 학회로써 대한전기학회는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다는 얘기다.

박준호 대한전기학회장을 통해 전기산업의 동향과 학회의 올해 운영계획 및 지향하는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학술활동, 산·학·연 실질적 도움되는 행사로 유도
학회의 위상 강화를 위한 전문성 제고와 전력정책 참여
하계학술대회… 우수논문 발표 및 토론 활성화 

산·학·연 상호 간 협력을 통한 성장
“대한전기학회의 역할은 전기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제시해야 합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먼 미래의 일이라 생각했던 인공지능기술이 알파고로 우리를 놀라게 했고, 도로를 달리는 자율주행자동차 시범운행을 보면서 우리 학회 회원들도 정통기술에 이를 융합하는 기술에 관심을 가지고 또 이런 기술을 적용하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야 합니다”

    
역삼동 과학기술회관에 위치한 대한전기학회에서 만난 박준호 학회장은 기술 융·복합을 통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전기학회로서의 역할론에 대해 말했다.

박준호 학회장은 에디슨이 전기를 발명한 이후 현재까지 전력산업이 눈부시게 발전해 왔고, 이런 발전배경에 전문학회가 큰 역할을 해온 선진국의 사례를 보면서 대한전기학회도 우리나라의 전기기술이 획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그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과 비교해보면 우리나라는 학계와 산업계의 전기학회 참여와 활동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산업체의 애로기술을 학회에서 발표하게 해 학계와 연구소가 함께 해결하고 학계나 연구소에서 발표되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나 핵심기술을 응용해 기업이 신제품을 개발하는 순환적 체제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박준호 학회장은 “전력회사나 제조업체에서는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발굴하고 기술혁신에 노력하는 엔지니어들에게 인센티브 부여나 승진에 가산점을 부여해 기술개발에 관심을 갖도록 동기부여를 해야 한다”며 “공과대학을 졸업한 많은 엔지니어들이 이런 부분에 관심이 없고 통상적인 시설유지·관리·보수하는 단순업무만 한다면 개인적인 발전을 기대할 수 없을 뿐더러, 고등교육을 받은 전문인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다면 기업이나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라고 말했다.

IT기술 변화가 빨라지고 최근 추세에 대응해 대학을 졸업한 지 오래된 엔지니어들이 학회활동을 통해서 최근 기술을 습득하고 현장에서 발생하는 애로기술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업이 이끌어줘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우리나라는 전력회사가 전력산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전력회사가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면 전력산업이 빠르게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술 교류를 통한 협력 네트워크 구축
올해 새롭게 대한전기학회장으로 선임된 박준호 학회장은 전기분야의 싱크탱크로서의 역할에 학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데 무게중심을 뒀다.

전기관련 대표 학회인 대한전기학회는 국제적인 학술협력으로 중국·일본·홍콩과 공동개최하는 ICEE 국제학술회의와 ICEMS, APAP 등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하고 있으며, 영문국제학술지인 JEET, IJCAS, JICEE를 발행하고 있다. 이런 활동을 통해 전문가들의 국제적인 협력과 교류가 이뤄지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박준호 학회장은 “매년 개최하는 하계학술대회에서 전문가들이 발표하는 워크숍과 특강은 가장 최근 국내에서 연구되고 있는 전기분야 기술을 주제로 다루고 있어 산·학·연 회원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해 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 3월 15일부터 17일까지 일본 토야마에서 개최된 일본전기학회 국내학술대회에 참석한 박준호 학회장은 ‘우리나라의 마이크로그리드 기술과 프로젝트’라는 주제로 연단에 서기도 했다. 이 대회는 일본전기학회와 대한전기학회가 격년으로 상대국을 방문하는 국제교류행사의 일환으로 치러지는 행사다.

국제교류행사의 일환으로 대한전기학회는 올해에도 다양한 학술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6월 26일부터 29일까지 성균관대학교에서 ‘전력계통 과도현상에 관한 국제학술대회(IPST)’가 개최될 예정이며, 7월 4일부터 7일까지 중국 위해에서 한·중·일 3국이 공동주최하는 ‘ICEE 국제학술회의’가 예정돼 있다.

또 대한전기학회 최대 행사인 ‘하계학술대회’는 올해 7월 12~14일 사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릴 예정이며, 10월 16일부터 19일까지 ‘APAP국제학술대회’가 제주도 하얏트에서 개최된다.

박준호 학회장은 “학술대회가 산·학·연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의미있는 행사가 되도록 함께 노력한다면 학회가 한 단계 더 도약하고 우리나라의 전기기술이 발전하는 데 전기학회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상호 교류에 대한 중요성을 설명했다.

학회 부문별 학술활동의 활성화
대한전기학회는 다양한 부문회 활동을 통해 전기산업 발전을 견인해 나가고 있다. 특히 여러 전문분야 중 소규모 학회는 따로 만들어지고 어떤 부문회는 회원 수가 적어 본부차원에서 학술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부문회 회장들과 의견을 교환했고, 소규모 학회와 통합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준호 학회장은 “최근 학문간 융합기술의 중요성이 강조되므로 부문회 간 또는 연구회 간 학술행사를 공동개최 함으로써 지원이 필요한 부문회나 연구회를 활성화 할 수 있다”고 하면서 “예를 들면 ESS나 HVDC 분야는 전력계통, 전력전자, 고전압·재료, 제어분야 전공자들이 함께 학술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영역이다.

또 전기학회라는 큰 테두리에서 다른 부문회와 연구회가 서로 협력하면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준호 학회장은 “학회의 여러 위원회 참석시 각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회원들의 경제적, 시간적 불편은 학회참여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중요도가 낮은 회의는 화상회의로 참여할 수 있도록 현재 화상회의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이를 도입하면 회원들의 학회 참여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회원들의 효율적인 참여를 위해 적극적으로 검토해 나가고 있다.

기술 융·복합 ‘4차 산업혁명’ 대비
최근 전기·전력 분야에서 심심찮게 대두되고 있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이다. 새로운 기술의 등장도 해당되지만 기존 기술들이 서로 융·복합 됨으로써 새로운 시장이 형성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빅데이터 기술이 융합된 제조업의 출현으로 전기·전력분야에서 4차 산업혁명이 빠르게 전개되고 있는 추세다.

박준호 학회장은 과거 인공지능의 한 분야로 1990년부터 신경망연구로 시간별 전력부하예측 방법을 IEEE에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전력회사의 보수적인 태도와 새로운 이론(기술)이 실제 응용되기는 어렵다는 부정적인 시각으로 담당자는 관심도 가지지 않는 분위기였었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이어 미국은 현재 많은 전력회사들이 신경망을 사용한 전력부하예측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준호 학회장은 “전력회사 담당자와 이야기해 보면 현재도 문제없이 잘 운영되고 있는데 예측정확도를 개선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그런데 전력부하 예측이 크게 잘못돼 2011년 순환정전이 발생했었다”며 “기업의 담당자는 새로운 기술을 공부하며 자신의 업무를 개선하려는 노력보다는 현재 기술수준으로 편하게 지내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인공지능기술을 이용해 자동화되고 전체 시스템의 효율을 높이려면 현장에서 근무하는 담당자와 협력해 함께 기술개발을 이뤄야 한다. 전력시스템을 모르는 컴퓨터·통신 전공자들이 스마트그리드 연구에 참여해 사업화에 성공한 사례를 찾기 힘들 듯이 인공지능 전공자가 단독으로 문제를 도출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여러 전문가들이 함께 모여 토의해서 기술들의 타당성을 검토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박준호 학회장은 이번 대한전기학회 하계학술대회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특별강연을 준비하고 있다.

하계학술대회, 토론 활성화 및 기초연 세션 신설
대한전기학회 최대 행사인 ‘하계학술대회’가 7월 12~14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다. 올해에는 전자통신연구원장을 초청해 ‘4차 산업혁명과 에너지 산업’에 관한 주제발표가 예정돼 있다.

또 ‘기초연 세션’이 새롭게 신설됐다. 대한전기학회는 지난 3월 31일 한전과 ‘전력산업 기초연구 지원과제 발굴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한전의 ‘전력산업 기초연구사업’은 2012년부터 시작돼 지금까지 150여개 대학, 234개 연구개발 과제를 통해 총 197억원이 지원됐다. 신설된 ‘기초연 세션’에선 한전 전력연구원 기초전력연구센터에서 시행하는 전력산업 기초연구 지원과제 중 일부인 20개 과제를 선정하게 된다.

박준호 학회장은 “학술대회 발표장에서 기초연구과제를 제안·발표하고 공개적으로 질의응답 함으로써 지원과제 선정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객관적으로 우수한 과제를 선정해 보려는 시도”라고 소개했다.

올해에는 하계학술대회 논문 구두 발표시에 발표수준을 높이고 토론을 활성화하기 위해 교수 또는 연구소·산업체 전문가들이 발표토록 했으며, 부득이하게 대학원생(박사과정 또는 석사과정)이 발표할 경우에는 지도교수가 발표장에 의무적으로 참석토록 한 점은 달라진 점 중 하나다.

특히 학술대회 활성화를 위해 JEET(SCI급 국제학술지) 특별세션도 신설했다. JEET에 게재할 수준의 완성도가 높은 논문을 학술대회에서 발표함으로써 우수한 논문이 발표되도록 유도했다는 설명이다.

박준호 학회장은 전기·전력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는 때에 “최일선 현장에서 어떤 문제들이 발생하는지를 담당 엔지니어가 솔직히 얘기해서 애로기술을 도출하고 이를 학술대회 프로그램에서 산·학·연이 협력해 해결하는 체제가 필요하다”며 “대학과 연구소에선 산업체가 신뢰할 수 있도록 보다 열심히 연구하고 특히 공기업은 현장 엔지니어들이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업무개선을 하도록 특진 혹은 인센티브 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산업체의 학회 참여와 적극적인 활동이 국내 전력산업의 미래를 준비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산업계의 적극적인 학회 참여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