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사람의 체온에서 나오는 열을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열전소자 개발에 성공했다. 기존 연구팀에 비해 5배 이상 출력이 나와 웨어러블 소자 상용화에 탄력이 붙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1월 15일 배터리를 쓰지 않고 사람 체온만을 활용해 정보를 표현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팔목에 밴드형 파스처럼 붙여 에너지를 얻는 방식이다.
국내 연구진은 소자의 출력을 기존 미국 연구진에 의해 발표된 20마이크로 와트(µW/cm²)보다 약 1.5배 이상 높은 35마이크로 와트(µW/cm²)로 달성했다. 국내 연구진은 소자 6개를 묶어 모듈화 할 경우 최대 2~3밀리 와트(mW) 출력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는 바로 상용화 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다. 배터리처럼 1회용으로 쓰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사람 체온으로 지속적인 에너지 수확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국내 연구진은 본 기술이 향후 체온이나 맥박 센서 등과 결합된 소자로 만들어져 데이터를 무선으로 수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영·유아, 환자 모니터링이나 애완동물 위치 모니터링 등에도 적용이 예상된다.
국내 연구진은 현재 5cm×11cm 크기의 파스형태로 패치를 만들었다. 성인 손목에 패치를 6개 붙여 전압을 증폭시켰더니 배터리 없이 사람의 체온만으로 실제 LED 전광판에 ‘ETRI’라는 글씨를 선명하게 점등하는 전송 실험에 성공했다.
전자통신연구원은 본 기술의 핵심이 ▲열전소자 설계기술 ▲생체모사 히트싱크 ▲전력관리 회로 등이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술은 특허출원을 한 상태다.
열전소자 설계기술은 체온이 잘 전달되도록 열저항 매칭을 고려하면서 열전소자 설계를 하는 기술이다.
생체모사 히트싱크는 마치 사람 피부의 땀샘을 흉내 내 체온을 발산하고 흡수하는 구조체 기술이다. 파스형태의 구조체를 피부에 붙였을 때 피부와 구조체 간 온도차이가 발생하는데 이를 땀샘과 같은 구조로 만들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 시켰다. 기존제품 대비 생체모사 히트싱크가 장착된 열전소자의 출력은 5배가 더 크다.
국내 연구진은 기존에도 이와 유사한 기술이 있었지만 상용화 수준의 에너지 출력 성과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전자통신연구원은 앞으로 본 기술을 더욱 고도화하기로 하고 추가연구를 진행 중이다. 연구진은 실제 상용화가 이뤄지려면 패치 착용시 불편함을 제거하고 착용시 심미감, 움직이는 상황에서의 특성 고려, 전력관리 회로 원칩화 등을 통해 상용화가 이뤄지도록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승언 전자통신연구원 ICT소재연구그룹장은 “본 시스템이 완성되면 웨어러블 소자나 사물인터넷 기기의 전원, 하드웨어 플랫폼 등으로 활용돼 디지털 헬스케어, 스마트 홈·시티 등 신개념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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