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2차 2018 국제전기기술위원회 부산총회가 10월 26일 막을 내렸다.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총회 역사상 최대 규모의 대표단이 참석했다.
이번 총회에는 92개 국가 3,300여 명이 참석했다. 2019년 새로운 임기를 시작하는 국제전기기술위원회 회장에 중국 스테이트 그리드(State Grid Corporation of China)의 슈인비아오(Yinbiao Shu)가 선출되는 등 정책임원 선거가 이뤄졌다.
특히 이병국 성균관대학교 교수는 적합성평가위원회 위원으로 재선임 됐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김춘우 인하대학교 교수는 공통측정법 컨비너를, 홍형기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아이웨어 공동 컨비너를 수임했다.
적합성평가위원회(CAB)는 IEC 표준에 따른 시험인증제도를 총괄한다. 국제전기기기인증제도(IECEE) 등 IEC 인증제도를 관리하는 IEC 적합성 분야 최고 정책기구다.
또한 경보시스템분야(TC 79) 기술위원회에선 우리나라가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사용환경 조건을 반영한 화질성능 환경시험 국제표준을 주도함으로써 우수한 기술을 갖춘 국내 업체의 세계시장 선점이 가능하게 됐다.
이외에도 착용형 스마트기기, 디스플레이, 인쇄전자, 반도체 등 23종의 국제표준을 제안해 전기전자산업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확인하는 기회가 됐다.
4차 산업혁명 전기전자분야 표준 논의
패러다임 대전환 시대 표준의 역할 중요
국제전기기술위원회 총회 오픈세션에서는 스마트 시티와 지속가능한 사회(Smart cities and sustainable societies)를 주제로 다양한 발표가 진행됐다.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은 기조강연에서 ‘기후변화와 기술의 발전에 대응하는 에너지 산업의 미래’에 대해 발표했다. 이어 “패러다임 대전환 시대에 전력 공급자에서 에너지플랫폼 공급자로 한 단계 발전하는 과정에서 표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패널 세션에선 국제전기기술위원회 스마트시티 시스템분과 의장인 마이클 멀킨(Michael Mulquin)이 표준을 기반으로 점점 똑똑해지는 도시에 대해 밝혔다. 스마트에너지 시스템분과 의장인 리차드 숀베르크(Richard Schomberg)는 도시를 움직이는 원동력인 에너지원 역시 스마트에너지로 변화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정준 LS산전 이사와 박재영 광운대학교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자동화되고 서로 연결되는 스마트 인더스트리와 스마트 디바이스에 대해 소개했다. 참석자들은 이어진 토론 세션을 통해 총회 마지막까지 논의를 이어갔다.
한편 오픈세션에서는 국제전기기술위원회, 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 국가기술표준원이 공동으로 개최한 논문공모전의 시상이 이뤄졌다.
표준화의 미래 과제를 주제로 열린 이번 공모전에선 연세대학교 엄도영씨가 1등에 선정됐다. 엄도영씨는 IoT 시대에서의 표준개발을 위한 새로운 규칙(Rule) 및 표준화기구의 새로운 역할에 대해 응모했다. 이어 독일(Kai Jakobs, 아헨공과대학교), 인도(Kanika Singh, 미국선급협회) 등이 수상했다.
IEC 상임이사국 진출 공감대 형성
IEC 총회 폐회식은 참석자 간 친목을 다지고 이번 회의의 성과를 축하하는 자리로 채워졌다. 허남용 전 산업부 국가기술표준원장, 유재수 부산시 경제부시장 등 국내 주요인사와 국제전기기술위원회 참석자 등 1,500여 명이 참석했다.
제임스 섀넌 국제전기기술위원회 회장은 “한국은 지금도 전기전자분야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스마트시티, 신재생에너지, 메디컬 분야 표준화 활동 등 융합 분야에서 더욱 두각을 보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가기술표준원은 총회기간 동안 미국, 독일 등 주요 표준강국의 표준화기구와 양자회의를 개최했다. 아울러 긴밀한 협력을 논의했다.
우리나라는 이들 국가와 표준교육 경험을 공유하고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시장전략이사회 등 국제전기기술위원회 정책위원 선거전략 수립을 협의하고 우리나라의 국제전기기술위원회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등 결속을 다졌다.
유재수 부산시 경제부시장은 “이번 총회 개최를 부산지역 기업 표준화 참여 및 신기술분야 국제표준화 필요성 인식을 제고하는 등 부산이 국제표준 대표 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총회와 연계한 문화투어, 스마트시티투어, 쇼핑투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역대 최대 참가규모로 진행된 이번 총회에서 교통, 안전, 의료 등 지원 분야에서도 차질 없는 준비로 총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부산시는 명실상부한 마이스(MICE) 도시로서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해외 전문가들은 이번 총회를 공식행사 이외에 국제전기기술위원회 시티 전시관, 스마트시티 기술세미나, 문화행사 등을 연계한 표준·기술·문화 융·복합 행사라고 평가했다.
향후 한국의 국제전기기술위원회 상임이사국 진출 등 우리나라의 표준 활동에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 기업의 국제표준화 활동을 확대하고 국제표준화 전략 수립을 위해 정책분야 참여를 늘리는 것은 남겨진 과제다.
정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산업계 및 민간의 표준화 참여 방안을 꾸준히 검토해 표준화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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